리현상에게야말로 군복이란 잘못 입은 옷 그 자체인듯
수트 갖춰입고 피아노칠 때 제일 빛나. 아마 그때가 리현상의 인생에서도 가장 빛났던 때였겠지ㅠ
탈주범을 잡기 위해 펼친 전술 능력, 마음만 먹으면 명중시킬 수 있는 사격실력만 보면 또 군인으로서의 능력치도 부족함이 없어보여. 좋아하고 적성에 맞던 피아노를 포기하고 주어진 삶에 순응하기 위해 돌아와서 좋은 집안과 억지로 맺은 결혼, 겉으로는 가정에 충실하고 당에 충성하는 완벽한 군인의 모습, 하지만 억지로 포기하고 마음 한켠에 접어둔 피아노와 선우민을 보면 리현상은 지금 인생 최대로 안맞는 옷을 입고 있음....
아끼는 동생 규남이가 탈북을 시도한걸 알면서도 딴데 한눈팔지 말고 내 눈에 띄는 곳에 안전하게 살라며 고위간부 옆에 붙여놓고, 기어이 탈북을 감행한 규남이를 진저리나게 쫓아오는 현상이가 겉으로는 무자비해보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상이의 내면의 되뇌임같음. '내 삶은 이게 맞아' '난 잘 선택한거야' 누구보다 당에 충성하는 고위간부같지만 하나도 안행복해보이고 만족한 인생을 사는 것 같지도 않음 ㅠ 비무장지대를 넘어왔을때 난 현상이도 넘어갈 줄 알았어. 근데 안넘어가고 돌아간 것 또한 리현상스럽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