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 영화 처음 보는데 계속 챙겨보는 애정 감독 리스트 안에 들 듯
과거의 이탈리아로 상징되는 플로라의 오래된 집과 플로라의 집안, 아름답고 화려한 로마시대의 상징의 집이 나옴
그 집은 물이 새고 플로라는 음악선생이라는 지위 하나로 젊은 사람들을 거의 하인 다루듯이 무급노동으로 부려먹음
근데 이런 '도둑질'은 영화 내내 반복됨
이탈리아가 알고 보니 집에서 자기 애들이랑 기생하는 사람이라 가족이나 플로라한테 도둑질이라고 욕을 먹지만
정작 플로라의 딸들도 플로라를 빨리 요양원에 보내버리고 집 가산들을 팔고 훔치는 사람들이고
플로라가 유일하게 믿고 사랑하는 아르투도 로마, 에르투리안 시대의 무덤을 도굴하는 밀수꾼이니까
이 영화 내내 현재와 과거의 부를 훔쳐서 지금의 생활을 영위해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음
사실 이탈리아도 로마시대와 과거를 팔아서 관광업으로 사람들이 먹고 살고, 또 현재 국가에서 불법이민자들의 노동력을 저가로 착취해서 돌아가는 부분도 있으니까 그런 전체적 사회 구조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음
아르투라는 아무도 어디에서 온지 모르는 외지인으로서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이를 현재와 연결하는 영매와 같음
그는 영화 내에서 "키메라"라고 하는 로마시대 및 에르투리안 시대 무덤, 죽은 사람들의 흔적을 귀신같이 감지하는 감이 있고 이를 영화 내 스파르타코가 지적하듯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하위의 능력이라 도굴꾼의 인생을 살아감
그래서 아르투는 여자친구의 환영에 시달리면서 또 자기의 가치나 삶에 대해 계속 고민하면서 살아가지만 결국 결말에 이르게 됨
이 아르투의 삶을 트라바도르(중세 음유시인)의 형식을 빌어서 뒤에 중세시대 성당의 교육적인 종교화를 배경으로 계속 노래로 설명하는 게 굉장히 흥미로웠어
아르투가 과거의 사람들을 찾고 파듯이 그의 인생을 과거의 형식을 빌어서 이야기한다는 거 자체가 형식적으로 어울렸음
사실 여자주인공 역할을 하는 이탈리아가 국가 이탈리아의 이름을 땄듯이 감독의 희망을 담은 캐릭터라고 봤어
착취당했지만 어떻게든 이민자들과 소수자들과 공동체를 이루어서 삶을 영위해가려는 의지가 보이고 굉장히 희망적인 캐릭터라서 감독이 그래도 희망적인 이탈리아를 바라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르투는 자기의 능력이 특출나지만 주변친구들이 시골 친구들이라 또 거기서 윗 부자들에게 착취당하는 모습도 어이 없었고, 또 예술 그 자체 가지고 값을 매겨가지고 인정 받으려는 모습도 현대사회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아르투가 머리를 인간들이 인정을 못 해주니 보여줄 가치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바다로 던져버리는 게 가장 인상적이었어
아르투도 사실 내 소원은 이탈리아 공동체에 속하길 바랬지만, 결국 그런 유물같이 땅 속에 묻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여러모로 이미지나 형식이나 이야기가 다 흥미롭고 너무 잘 얽힌 영화를 본 거 같아서 가슴이 우렁차졌다
별 5개임
오랜만에 너무 만족스러운 영화 관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