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중반까지는 굉장히 호로 봤어
오프닝 시퀀스 한국인에게 아파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너무 잘 표현해주고
주민 외에는 다 내보내는 부분은 인간의 집단주의, 편가르기 부분이 너무 잘 보여져서 소름 돋았고
아포칼립스 표현도 뭔가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부분들이 있어서 좋았어.
캐릭터 구축도 전형적이지만 입체적으로 잘했고
그런데 결말쯤으로 가면서(여기부터가 불호포인트인데)
이병헌캐에 너무 주제를 집중시킨듯해.
분명 중반까지는 여러가지 인간군상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었는데
제일 도덕적인 캐릭인 박보영을 터무니없는 이상주의자로 그려버리더라고.
이병헌캐릭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는데
마지막까지도 아파트를 위해 살신성인한 너무 좋은 캐릭으로 되어버림…
솔직히 처음에 사람죽인거 외에는 아무런 흠이 없어, 캐릭이(아파트를 위한 전체주의적 결단을 너무 잘하고 그 반대급부적인 단점을 안그림).
후반에 강제로 내보내진 외부인들이 쳐들어오면서 아수라장이 되는데,
이게 결국 주민과 외부인 선을 그어서 생긴 문제였던거잖아.
그게 사실 배척한 업보인건데 그런 부분은 딱히 강조되어있지 않아서 그저 외부인이 침략한 새로운 시련같은거로 느껴지고…
(영화 내용상으론 표현되고 있는데 영화의 연출은 그걸 강조하지 않는 느낌)
박보영이 냉장고 시체 밝혀내는 장면을 보면 주민들도 이병헌한테 불만이 있었을텐데
이병헌과 수색대가 너무너무 고생해서 식량구해오는 장면들 위주로 나오다보니까
수색대가 그렇게 힘들게, 잔인하게 약탈해온걸 집구석에서 편안하게 누리기만하는 사람들이 징징대는걸로만 보여.
황궁아파트 주민들이
누군가가 거기 살고 못살고 여부를 결정해서 편을 갈랐잖아.
그런데 박보영 결말부분을 보면 이 영화가 결국에는 ‘어딘가에 살 권리라는 건 누가 주는 걸까?’ 라는 질문을 던지는 걸로 생각되는데
중후반 내용은 이병헌캐릭한테 많이 치우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