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밝혀두고 싶은 것) 이 영화는 전쟁통에 양측 군사에게 수프를 끓여주던 할머니 이야기가 아닙니다

는 내가 그런 줄 알고 봐서;;; 원래 영화보기 전에 암것도 알아보지 않고 보는 편이라 혼자 오해를 거하게 안고 영화를 보기 시작해서 다큐영화인 걸 알고 오해 더 커짐;;; 저 할머니가 젊은 시절 전쟁통에 수프를 끓였다고? 아 4.3때라고? 아 일본에서 태어났다고? 어떻게 한국에 가서 수프를 끓여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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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감독의 어머니가 4.3 사건을 회고하는 모습으로 시작해. 근데 그후로 한참을 4.3 사건은 커녕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어머니와 함께하는 딸의 일상을 정처없이 따라가는 기분이 들어. 감독님 약혼남? 도 나오고 이 분에게 처음 인사받으며 어머니가 다섯시간을 들여 닭백숙을 끓여주시지. 이게 제목의 '수프'임. (그렇다 한국 전쟁 중에 끓이던 양송이스프, 같은 괴랄한 그림이 아닌 것이다)

어머니는 외조부모님이 제주도에서 나셨는데 조총련계인 재일교포야. 집에 북쪽 그분들 사진도 걸어두시지. 나는 이 감독님 전작을 몰라서 4.3사건 관련 다큐영화에 그 사람들 찬양하는 얘기 나와도돼? 하고 ㄷㄷ 떤건 비밀. 딸은 부모님땜에 조총련계 학교를 나와서 반항하게 된 입장(?) 인거 같고. 약혼남은 부모님이 참 싫어하시는 일본인이고. 이게 초반에 드러나는 '이데올로기' 인 것 같아.

감독님 남자친구가 어머니댁에 인사하러와서 어머니는 닭백숙을 끓이시고 예비사위의 정보(?)를 파악하는 긴장감이 감도는 시간이 찾아와. 여기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데....다음은 영화관에서 확인하세요!

는 아니고 그렇게 12년의 일상이 띄엄띄엄 흘러가고 나면 그 대화가 나중에 다시 보여. 일상의 이야기지만 조총련계 재일교포가 아닌 사람이 보면 조금 괴이하고 또 그렇지만 우리 엄마와 나 사이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 쌓여서 결말에 다다르면,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조총련계 재일교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고 한국의 현대사를 거쳐온 삶들을 이해하게 되고 그 속에서 나의 어머니도 다시 생각하게 돼. 4.3사건은 마늘이고 조총련계는 닭인데 거기서 우러나온 국물은 그들의 삶이고 나아가 우리네 삶도 된다는 것.

그래서 이 다큐영화는 어머니와 딸의 이야기이고 제주출신 조총련계 재일교포의 이야기이며 현대사의 이야기이고 다시, 가족의 이야기이기도 해. 하지만 무겁지 않게 일상으로 다가오는 이야기라 부담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음.

- 내가 헤친자라 헤결보러 ㅇㅅ 아트나인 갔다가 이 지브이 소식을 본거거든. 변영주 감독님이 진행하신다고 그래서(좋아함). 좋은 분들은 서로를 알아보시는지 변영주 감독님이 올해 최고의 극영화는 헤결이고 올해 최고의 다큐영화는 수프와 이데올로기라고 하심 ㅎㅎ 양영희 감독님도 다른 답변하시면서 헤결 재밌게 보셨다는 언급을 하시더라.

- 카오루 상이 등장할때마다 이게 다큐인데도 빵빵 터짐. 그래서 다큐고 4.3사건을 다룬 영화임에도 많이 웃으면서 봤어.

- 재밌게 보기도 했지만 변영주감독님이 독립영화는 관객의 힘이 중요하다고 하셔서 후기 남겨봄. 변영주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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