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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트젠덬이 본 '걸' 후기 (스포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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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3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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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영화방 덬들아

제목에 썼지만 나는 트랜스 젠더고 얼마전에 걸을 봤어


그냥 어떻게 봤는지 공유하고 싶어서 쓰는 글이니까

인신공격이나 비난은 삼가해 줬으면 좋겠어..


일단 영화가 정말 영화더라 ㅎㅎ

서구권, 특히 유럽이라 더 그런건가 싶은데

청소년이 트랜지션(원하는 성별이 되기 위한 치료 과정, 상담치료, 호르몬치료, 수술치료등)을 공개적으로 하고

아빠가 그걸 응원해 주고 병원에도 같이 가주고..

한국이었으면?

미성년자인 장남이 여자가 되겠다고 한다?

어림없지

머리 삭발당하고 집에 감금당할걸 ㅋㅋㅋ큐ㅠㅠㅠㅠ

너무 귀여웠던 남동생과 아빠의 모습에서 첫번째 울컥했고


무용학교에서 입학을 받아주고

(학우들에게 동의를 얻는과정이 좀 폭력적이었지만)

같이 샤워하고 같이 옷 갈아입고 같이 수업듣는것도 자연스러웠던게 참 부럽더라

한국이었으면?

말 아낀다..


실존인물이 영감이 되어 만들어진 영화라서 어절 수 없던거겠지만

발레와 트랜스젠더라는 소재의 결합이 정말 탁월한거 같아.

여자가 되려는 사람과

여성성의 극대화인 발레.


성장 억제제를 맞았지만 라라는 아빠보다도 키가 크지

같은반 친구들과 비교해도 키가 커

애초에 여자로 태어났어도 늦은 진도때문에 마음이 조급할텐데

트랜스 젠더로써 느끼는 자격지심까지 더해져서

스스로 몸을 망치게 되는게 너무 현실적이더라(클라이막스 장면 말하는거 아님)


라라가 한알씩먹는 약이 있는데 그게 의사가 처방하는 정석적인 호르몬약이거든

기억하는 덬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중후반부에 라라가 약 두알을 한번에 먹어

그건 가임기 여성의 피임약이야

실제로 여에서남 트랜스젠더들이 홀몬 효과 극대화 시키려고 의사 몰래 여성 피임약을 먹곤해

근데 기본적으로 호르몬약이 간에 무리를 주는데 피임약까지 먹으니 몸에 더더 무리가 가고..


발레 용어는 모르겠는데 영화에서 발레리노가 라라를 머리위로 번쩍번쩍 들잖아

거기에 플러스로 본인이 미흡한 동작을 익히면서 발가락은 만신창이 되어갔으니

체중감량에 대한 강박도 심해져서 식사도 거의 안하고..


과다한 호르몬 투여로 망가지는 몸에 부실한 식사로 몸이 더 망가지니까

결국은 정석적인 호르몬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자기가 자기 발목을 잡아버리는 결과까지 오게 되어서

라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되지..


라라는 디스포리아(자기 신체에 느끼는 불쾌감)가 좀 심한 편이야

영화에서 자기 성기를 보려고도 안하고 샤워도 옷을 입고 할 정도로 나오잖아

안 그런 트랜스젠더도 많거든 나도 안 그래 ㅋㅋㅋ 그냥 별 생각이 없어 ㅋㅋㅋ

라라는 좀 심해 응 심해..

그래서 그 나쁜x들이 바지 내려보라고 했을때 정신적인 충격이 굉장히 굉장히 컸을거야..


트랜스젠더들이 가장 흔하게 앓는 질병이 방광쪽이야

화장실 가는게 힘들어서 아예 물을 안 마시게 되고

신호가 와도 억지로 참으면서 병이 잘 생겨


계속 움직이느라 엄청 목이 마를텐데도 꾹꾹 참다가

수업이 끝나서야 물을 허겁지겁 마시는거에서도 울컥했고.. ㅠㅠ


내가 걸을 봤을때 나랑 같은 관에 한 15명 내외 정도 있었거든?

클라이막스에서 몇명은 입밖으로 '헉' 소리가 나왔는데

나는 그 장면에서 눈물이 터져버렸어..

어떤 마음인지 너무 와닿아서..


후반부에서 영화가 갑자기 급하게 끝내는 느낌도 있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 굉장히 디테일하게 잘 만든 영화같아


현실에선 트랜스젠더들 자살 많이하거든..(아시아 한정일 수도 ㅋㅋㅋ)

영화에서 라라는 라라로 '살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나아가는 용기있는 아이더라


내가 퀴어라고 굳이 퀴어영화 트랜스젠더 나오는 영화 찾아보는편 아니고 

오히려 보고싶은 영화들 보다보면 그런 영화들은 거의 안 보게 되어서 1년에 한두편 볼까 말깐데

걸은 다 보고 나서 위로받는 느낌이 드는 (나에게는)좋은 영화였어

영화자체적으로도 칸에서 상 받을만 했다 싶고 ㅎㅎ


갠적으로는 라라가 아빠랑 차타고 갈 때 아빠가 좋아하는 남자 없냐고 물어보잖아

그 때 없다고 하면서 본인이 남자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을 때 아빠의 순간 벙찐 장면이 넘 좋았어 ㅎㅎ

보통은 트랜스 젠더라고 하면 당연히 이성애자일거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런 편견을 한번 튕겨준게 좋더라 ㅎㅎ


영화방에 올라온 걸 후기보니까

다들 충격받고 마음이 무거워진거 같은데

트랜스젠더 당사자가 봤을 때는 해피엔딩이란것만 기억해줘 ㅋㅋㅋ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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