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한줄평 : 멱살 잡고 끌고 가네
배우 신혜선의 힘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스크린을 꽉 채우기에 충분하다. 독특한 필름은 아니지만, 보는 이가 멱살이라도 잡힌 듯 끌려간다. 코로나19 극장가 가뭄 속 간만에 단비가 되어줄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법정물이다.
이 작품은 콘텐츠 자체로만 봤을 땐 ‘헉’ 소리 날 만큼 신선한 개성은 없다. 오히려 다수 악과 소수 정의의 싸움, 표면 뒤에 감춰진 비밀, 그 안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 등 법정물의 장치를 그대로 사용한다.
그러나 반전 카드는 신혜선이었다. 스크린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장르적 클리셰의 기시감을 상쇄한다. 결과를 뒤집을 줄 알면서도 극 중 ‘정인’이 어떤 방법으로 증거를 발굴하고 법정 안에서 역전극을 펼칠지 호기심을 계속 자극한다. 예상된 클라이막스였지만 눈물이 핑 도는 건 얼굴의 여백으로도 감정을 표현한 그 덕분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홍경도 의외의 ‘발견’이다. 자폐를 겪는 ‘정인’의 동생 ‘정수’로 분해 웃음과 몰입도 모두 선사한다. 신선한 얼굴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저 배우 누구지?’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상대적으로 배종옥의 존재감은 약하다. 연기 베테랑으로 인정 받은 그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극 중 사투리 연기가 찰떡같이 붙질 않아 고개를 조금 갸웃거리게 한다.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나이든 치매 노인으로 ‘분장’한 느낌마저 든다.
연출과 전개가 기발하진 않지만, 별다르게 튀는 곳도 없어 무난하다. 다만 회상 장면은 메가폰이 설명하고 싶어하는 의도가 자꾸 읽혀 ‘굳이 넣지 않아도 이해가 충분했을 텐데’란 2%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제목과 엔딩에 관해선 보는 이의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다. 오는 10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0개
배우 신혜선의 힘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스크린을 꽉 채우기에 충분하다. 독특한 필름은 아니지만, 보는 이가 멱살이라도 잡힌 듯 끌려간다. 코로나19 극장가 가뭄 속 간만에 단비가 되어줄 영화 ‘결백’(감독 박상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백’은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법정물이다.
이 작품은 콘텐츠 자체로만 봤을 땐 ‘헉’ 소리 날 만큼 신선한 개성은 없다. 오히려 다수 악과 소수 정의의 싸움, 표면 뒤에 감춰진 비밀, 그 안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 등 법정물의 장치를 그대로 사용한다.
그러나 반전 카드는 신혜선이었다. 스크린에선 인지도가 높지 않아도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장르적 클리셰의 기시감을 상쇄한다. 결과를 뒤집을 줄 알면서도 극 중 ‘정인’이 어떤 방법으로 증거를 발굴하고 법정 안에서 역전극을 펼칠지 호기심을 계속 자극한다. 예상된 클라이막스였지만 눈물이 핑 도는 건 얼굴의 여백으로도 감정을 표현한 그 덕분이다.
함께 호흡을 맞춘 홍경도 의외의 ‘발견’이다. 자폐를 겪는 ‘정인’의 동생 ‘정수’로 분해 웃음과 몰입도 모두 선사한다. 신선한 얼굴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저 배우 누구지?’란 궁금증을 갖게 한다.
상대적으로 배종옥의 존재감은 약하다. 연기 베테랑으로 인정 받은 그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극 중 사투리 연기가 찰떡같이 붙질 않아 고개를 조금 갸웃거리게 한다.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일까, 나이든 치매 노인으로 ‘분장’한 느낌마저 든다.
연출과 전개가 기발하진 않지만, 별다르게 튀는 곳도 없어 무난하다. 다만 회상 장면은 메가폰이 설명하고 싶어하는 의도가 자꾸 읽혀 ‘굳이 넣지 않아도 이해가 충분했을 텐데’란 2%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제목과 엔딩에 관해선 보는 이의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다. 오는 10일 개봉.
■고구마지수 : 1개
■수면제지수 :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