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단체퍼즐 안 주고 그 전에 줬던 멤버 퍼즐 중에 랜덤으로 하나씩 주길래, 오늘도 그럴 줄 알았는데 단체 퍼즐 주더라.
그동안 팬싸 갈 때마다 너무 까먹고 얘기를 못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손등에 도배하듯이 다 적어서 나감.
멤버 순서는 지애-수정-미주-예인-명은-소울-케이-지수.
나: 안녕하세요.
지애: 안녕하세요.
나: 잘 잤어요?
지애: 네, 잘 잤어요.
나: 예전에... 언제였지? 아무튼 예전에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서 러블리즈 팬이 아니게 되더라도 '아, 내가 그때 왜 러블리즈한테 시간 투자했지? 왜 유지애 좋아했지?' 하는 생각이 안 들면 좋겠다고, 그러지 않게 하겠다고 했잖아요.
지애: 응!
나: 지애 양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지애: 응?
나: 지애 양한테도 똑같이 시간은 흐르잖아요. 그때가 되어서 오늘을 다시 떠올렸을 때 '그래도 그때 정말 즐거웠지, 재밌었지, 행복했지...' 하면 좋겠어요.
지애: 고마워요.
나: 제가 뭐 어떻게 거창하게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렇게 기억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지애: 고마워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콘서트 기대 많이 할게요.
수정: 안녕하세요.
나: 안녕하세요. 잘 잤어요?
수정: 네, 잘 잤어요!
나: 아하, 오늘 하늘은 봤어요?
수정: 아니오. 하늘은 못 봤어요.
나: 아, 오늘 하늘 되게 파랗더라고요.
수정: 아, 그래요?
나: 네, 요즘에 미세먼지도 별로 없고 파랗고 맑고... 보고 있으니까 수정 양이 생각났습니다.
수정: 진짜요?
나: 네, 수정 양이 약간 그런 이미지 같아요.
수정: 으음... 그래놓고 이제 다음 사람한테 넘어가서는 미주 양이 그런 것 같아요, 예인 양 보니까 생각났어요 하고 다 그러려고!
나: (손 흔들면서) 아닌데! 안 그럴 건데!
수정: (손 흔드는 거 따라함) 아닌데! 할 거잖아요!
나: 진짜 아닌데! 수정 양한테만 할 건데요! 오늘 여기 올 때 운전하면서 하늘 보자마자 '아, 가서 수정이한테 얘기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수정: 진짜요? 으음...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진짜인데...
나: 안녕하세요.
미주: 안녕하세요.
나: 저는 이제 아프지 않습니다. 다 나았습니다.
(토요일 팬싸에서 컨셉 잡으려고 환자복 입고 팔에 링거 꽂고 갔었음)
미주: 안 아팠잖아! 거짓말이었잖아!
나: 아닌데요. 진짜 아팠는데요.
미주: 팔에 링거 꽂고 온 거 다 거짓말이었잖아!
나: 아닌데요. 러블리즈만 보면 막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그랬는데요.
미주: 와...
나: 편지 읽어봤어요?
미주: 아니, 아직...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예인: 안녕하세요.
나: 네, 안녕하세요.
예인: 오빠 보면 뭔가 항상 막 리락쿠마 같은 거 입고 오고 그럴 것 같아요.
나: 아... 오늘은 얘기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입지 않았습니다.
예인: 손에 그건 뭐예요?
나: 아... 잊어버릴까봐 적어왔어요. 제가 기억력이 그렇게 좋지 못해요.
예인: 귀엽다! 봐도 돼요? 지애, 수정, 미주, 예인... 다 써져있어!
나: 항상 생각은 하고 오는데, 오면 예인 양 미모에 넋이 나가서 다 잊어버려서...
예인: 아유, 또 그러신다.
나: 진짜인데요.
예인: 근데 이거 뭐라고 쓴 거예요? 칠분짜리?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칠순잔치요. 정예인 칠순 기념 러블리즈 디너쇼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뭐 그런 얘기입니다.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예인: 세상에! 칠순 기념 디너쇼래...
나: 거기서 이제 그우사우...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명은: 넘어가시라잖아요! 왜 빨리빨리 안 넘어오세요!
나: 죄송합니다. 반성하겠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예인: 잊어버릴까봐 손등에 적어왔어. 귀엽지?
나: 제가 기억력이 별로라서요...
명은: 근데 이렇게 적어오는 거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팬분들 보면 아무 말도 못하고 가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나: 그렇죠. 근데 명은 양...
명은: 응?
나: 뭔가 예전이랑... 예전에 팬싸할 때랑 좀 달라진 것 같아요.
명은: 응? 왜요...? 제가 너무 장난 많이 쳐서 그래요...?
나: 아니... 좋은 쪽으로...
명은: 아, 좋게요?
나: 네, 뭐가 달라졌냐고 하면 딱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명은: 안 좋은 거 아니죠?
나: 네, 아니예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그 달라짐이 좋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명은: 아~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소울: 안녕하세요.
나: 안녕하세요.
소울: 손에 뭘 이렇게 적으셨어요?
나: 아, 제가 기억력이 별로라서요.
소울: 아~
나: 지방 팬싸한다면서요?
소울: 그래요? 모르겠는데요.
나: (명은이 가리키면서) 이 분이 그러시던데요?
소울: 그래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
나: 아, 그럼 광주에서도 해요?
소울: 모르겠어요.
나: 광주에서 한 번 밖에 안 해서... 그때 아츄 때...
소울: 그렇죠.
나: 저 그때가 첫 팬싸였거든요.
소울: 아, 광주 오셨었어요?
나: 저는 그때 광주 살았어요.
소울: 아, 진짜요?
나: 네, 저 학교도 광주에서 나와서... XX대 나왔거든요.
소울: XX대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네, 그리고 저 동아리 선배가 설월여고 앞에서 중국집 해서 거기도 자주 가고...
소울: 진짜요?
나: 네.
소울: 오~ 오늘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나: 전에도 얘기했는데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소울: 아닌데요.
나: 했는데요?
소울: 아닌데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했는데요!
나: 안녕하세요.
케이: 안녕하세요.
나: 오늘 잘 잤어요?
케이: 네, 모처럼 되게 푹 잤어요!
나: 다행이다. 이거 편지... (편지 줌)
케이: 아, 고마워요!
나: 그리고 이거... (머리핀 줌)
케이: 제 거예요? 와... 밥은? 먹었어요?
나: 네!
케이: 뭐 먹었어요?
나: 저 햄버거요!
케이: 햄버거~
나: 케이 양 덕분에 제 세상이 더 넓어졌어요. 고마워요.
케이: 앞으로 더 넓어지게 해줄게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아, 저 이 옷... 제일 좋아하는 옷이에요.
케이: 아, 그래요? 좋아하는 옷이구나.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네, 이거 입으면 항상 뭔가 좋은 일이 생겨서 좋아해요.
케이: 오~ 오늘은 무슨 좋은 일 있었어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하고 입었는데, 케이 양을 이렇게 만난 게 가장 좋은 일이에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나: 아, 꽃! (꽃 줌)
지수: 안녕하세요.
나: 안녕하세요. 그... 제가 사실 나이는 지수 양보다 많거든요?
지수: 네!
나: 아, 사실이 아니고 그냥 보기에도 많아보이지만. 아무튼 많은데도, 지수 양이 더 어른 같고 선배 같고...
지수: 아, 그래요?
나: 네, 그래서 뭔가 약간 의지하고 싶고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지수: 아하하.
나: 물론 지수 양한테도 힘든 점이 있을 테니까, 이렇게 막 고민 얘기하고 그러면 안되는 건데 그래도 털어놓고 나면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지수: 그렇죠.
나: 항상 그 자리에 그렇게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지수: 아휴. 앞으로도 이 자리에 있을 테니까, 그 자리에 계속 있어줘요.
매니저: 넘어가실게요.
최근에 포토타임 전에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들어보는 거 자주 하길래, 오늘은 꼭 말하고 싶어서 미리 손 드는 연습까지 했는데, 다른 거 함.
소울이가 팬들과 함께 하는 마피아를 준비했다고 함.
3명 뽑아서 앞에 나와서 러블리즈랑 같이 마피아하는 건데, 공정하게 번호를 불러서 3명 뽑음.
그리고 나는 없어...
선물로 준 머리핀은 케이가 끝까지 하고 있다가 그대로 나가서 공트 사진도 찍음.
그리고 안 돌아옴.
아마 머리에 꽂은 채로 퇴근한 것 같음.
그대로 숙소까지 가서 잘 보관되면 좋겠다.
준비한 말의 절반 정도 밖에 못했지만, 그래도 못한 얘기는 지난주에 편지에 써서 준 얘기들이라 언젠가는 전해질 거라고 생각함.
나름 알찬 팬사인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