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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으로 듣는 LNGSHOT(긴 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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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1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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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으로 듣는 LNGSHOT

 - Yeah! Yeah!, MOYA, Backseat, 좋은 마음으로 

 

최근 한국 힙합 씬에서는 장르적 수사와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소외감이 주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본토의 힙합 문화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부 아티스트들이 한국의 구체적인 삶의 현실과 동떨어진 채 “VVS diamonds, iced chain, AP, Rollie, foreign car, luxury brand”와 같은 초월적 자본의 수사를 무비판적으로 복제해 왔기 때문에, 어느 새 힙합은 안멋진 장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롱샷(LNGSHOT)이 발표한 연작들은 이러한 장르적 관습을 전복하며 새로운 미학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들은 지극히 한국적인 일상의 언어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언어를 배치함으로써 독창적인 '로컬 진정성(Local Authenticity)'을 획득한다. 현대 언어철학의 거장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의 후기 철학을 통해 이들의 언어적 실천을 분석해 본다.

 

1. 기호의 하강: 롤스로이스에서 카니발로 ['언어게임''삶의 형식']

글로벌 힙합 문화에서 자동차는 부와 권력, 성공의 도달을 증명하는 강력한 기호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를 사용하는 행위를 일정한 규칙을 가진 언어게임 Language Game’에 비유했다. 체스나 축구에서 규칙을 지켜야 경기가 성립하듯, 특정 공동체 내에서 소통하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미국 힙합에서는 초고가 럭셔리 카를 노출하는 것이 일종의 당연한 장르적 규칙(문법)으로 작동해 왔다.

그러나 박재범과 롱샷의 곡 <YEAH! YEAH!>에서는 그 자리에 카니발을 위치시키며 규칙을 뒤흔든다. 비트겐슈타인은 단어의 의미가 사전에 고정된 본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구체적인 삶의 형식 Form of Life’, 즉 공동체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과 실제 현실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한국 사회에서 '카니발'은 다인원 아티스트의 이동 밴이자 한국 도로 위에서 매일 마주하는 가장 세속적이고 실용적인 이동 수단을 상징하는 생활 언어이다. 이들은 미국식 판타지를 무작정 복제하는 대신, 한국 청년층의 구체적인 '삶의 형식' 속으로 기호를 번역함으로써 가짜 허풍이 아닌 실제 살아본 세계로컬 진정성 Local Authenticity’을 획득한다.

 

2. 성장 중인 자아를 드러내는 진정성: 다이아는 아직 무리 ['생성(Becoming)의 언어관']

기존 힙합이 이미 완벽한 성공을 거둔 자의 과시적 언어를 주로 사용했다면, 롱샷은 곡 MOYA에서 끼워줄게 약지에 루비, 다이아는 안 돼 아직 무리라고 노래한다. 후기 비트겐슈타인 철학은 고정 불변하는 완성된 본질이나 고정된 진리를 거부한다. 이미 도달한 정점이나 완벽한 상태만을 정답으로 규정하고 이를 가짜로 재현하는 것은 박제된 언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힙합의 문법은 성공할 때까지 성공한 척하는 ‘Fake it till you make it’이라는 기만적 규칙을 용인하며 완성된 결과를 과시한다.

LNGSHOT다이아는 아직 무리라는 고백을 통해 현재의 결핍과 가능성을 투명하게 드러내며, 도달한 자의 언어가 아닌 위를 향해 움직이는 생성 중인 진정성을 획득한다. 여기서 "아직""무리"라는 솔직한 어휘는 완성된 결과물의 과시가 아닌, 매일 한 계단씩 올라가는 성장 중인 자 Becoming’의 역동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도달하지 못한 정점을 거짓으로 꾸며내지 않고 현재의 결핍과 가능성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 즉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태도에서 그들만의 고유한 진정성이 확보된다.

 

3. 관계의 복원과 <Backseat>의 언어유희: 사적 언어와 자아의 확장 ['사적 언어 비판']

힙합 아티스트들은 종종 세상 전체를 적대하고 오직 자신만을 믿으며 위대함을 증명하려는 고립된 영웅주의를 보여준다. 철학에서는 이를 오직 자기 자신의 의식만이 실재한다고 믿는 '독아론'이라 부른다비트겐슈타인은 오직 나 혼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개인의 내면적 감각으로 이루어진 사적 언어Private Language’는 불가능하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언어는 본질적으로 공동체와 타인이 공유하는 공적인 규칙과 소통을 통해서만 비로소 의미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연습생 시절 자작곡 <좋은 마음으로>에서는 기존 미국 힙합의 베이스인 '성공의 목적지에서 고립된 영웅 서사'를 펼치는 대신 엄마의 아들”, “아빠의 아들을 외친다롱샷은 이러한 독아론적 자아와 사적 언어의 고립에서 벗어나, 가족과 동료라는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연대Solidarity'의 언어게임을 복원해 낸다.

이러한 관계 중심적 태도는 “Backseat”에서 더욱 영리한 언어유희 Wordplay로 확장된다. 이 곡은 고립을 택하는 전형적인 독아론을 거부하되, 장르의 본질인 '누구에게도 꿇리지 않는 당당함은 잃지 않는다. "나 혼자서 신이 되겠다"는 사적 독백이 아니라, "우리 팀이 이 판을 지배하겠다"라는 식의 '확장된 자아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의 언어가 공동체의 규칙 및 동료들과의 연대와 연결될 때 비로소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다는 비트겐슈타인의 관계 중심적 언어관이 대중음악 안에서 멋지게 구현된 사례이다.

 

4. 신체적 실천과 오리지널리티: "같은 단어도 다르게 발음해" ['실천으로서의 언어''가족 유사성']

<좋은 마음으로>에 등장하는 난 짐타운 넌 ChatGPT 라는 구절은 포스트-AI시대의 언어적 문제를 날카롭게 관통한다. 비트겐슈타인에게 언어는 머릿속의 추상적인 논리 기호가 아니라, 인간이 몸을 움직여 행하는 구체적인 행위이자 실천 Language as Action’이었다데이터 기반으로 그럴듯한 구문을 기계적으로 출력하는 ChatGPT는 타인의 수사를 영혼 없이 복제하는 가짜 래퍼들을 의미한다. 반면, 땀을 흘리고 무게를 견뎌야 하는 물리적 공간인 '짐타운Gymtown은 구체적인 신체적 실천을 뜻한다. 실제 삶의 현장에서 무게를 견디며 땀 흘리는 실천과 결합해 있기에 이들의 언어는 진짜 오리지널리티를 가진다.

그렇다면 이들의 음악은 기존 힙합과 완전히 단절된 새로운 것인가? 그렇지 않다. 비트겐슈타인은 가족 구성원들이 똑같은 생김새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눈, 코, 입 등의 구성이나 분위기가 닮은 것처럼, 하나의 고정된 본질은 없으나 사슬처럼 느슨하게 중첩되는 유사성으로 연결된 관계를 가족 유사성Family Resemblance’이라고 불렀다. 롱샷은 힙합이라는 장르가 가진 가족 유사성의 문법이나 스타일을 전면 폐기하지 않는다. 장르의 유산은 그대로 유지하되, 그것을 한국의 일상이라는 삶의 형식 위에서 같은 단어도 다르게 발음(사용)”할 뿐이다.

결국 독창성이란 세상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어휘의 발명이 아니라, 주어진 기호를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실제 삶의 형식 속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사용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이들은 직관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결국 LNGSHOT의 음악은 단순히 한국식 힙합이라는 지역적 변형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들은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언어게임과 삶의 형식의 관계를 대중음악 안에서 직관적으로 실천하며, 포스트-AI 시대에 진짜 인간의 언어란 무엇인가를 다시 질문한다. 미국 힙합의 기호를 기계적으로 복제하는 대신, 카니발·루비·엄마의 아들·짐타운과 같은 한국 청년들의 실제 경험 속 언어를 통해 자신들만의 로컬 진정성을 구축한 것이다.

특히 이들의 originality는 힙합이라는 가족 유사성의 문법을 유지한 채, 그것을 한국 청년 세대의 현실과 관계, 몸의 경험 속에서 같은 단어도 다르게 발음하는 방식에 있다. 비트겐슈타인의 관점에서 볼 때, 언어의 진짜 의미는 단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삶의 맥락 속에서 발생한다. LNGSHOT의 가사는 바로 그 사실을 증명한다. 힙합의 멋(lit)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멋의 근거를 추상적 자본이 아닌 한국 청년 세대의 실제 경험과 관계(카니발, 루비, 엄마, 아빠의 아들 등) 속에서 재발견하려는 시도이다따라서 LNGSHOT의 힙합은 글로벌 장르의 문법을 한국의 삶 위에서 다시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새로운 언어게임이며, ‘이미 완성된 자의 언어가 아니라 아직 성장 중인 자의 언어라는 점에서 동시대 한국 청년 세대의 가장 진솔한 목소리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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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샷 노래 듣다가 "카니발"을 탄다는 표현이 너무 재밌었고, "다이아몬드는 아직 무리"라는 가사도 본인에게 딱 맞는 귀여운 가사라 한 번 정리해봤어.

나는 언어학자도 철학자도 아니며, 문화비평가도 아니고! 직업상 요즘 비트겐슈타인을 읽었으며, 롱샷의 이제 5개월 정도의 여정에서 그들의 행보와 진정성을 응원하는 샷티임을 강조하면서, 이렇게 긴 글을 쓴지... 10년은 더 지나서 혹시 이론 전개가 억지스럽거나 어색해서 반론이 있다면 너의 의견이 무조건 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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