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나무서랍장 안에 속옷을 꺼내는데 속옷에 하얗게 먼지가 보이는걸 아무생각없이 계속 쳐다봤는데 그 먼지가 조금씩 움직이더라구
내가 저걸 그냥 입었으면 저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벌레가 내 몸을 기어다녔겠지 생각이 들고
충격적이어서 그때부터 정신병처럼 벌레를 싫어하게 됐거든ㅠㅠ
몇년후에 옷장 아래에 넣어둔 생리대 보관함에 생리대 꺼내서 쓰려고하는데
포장지 겉에 기어다니는 또 먼지같이 엄청 조그만 하얀 벌레 보고 더 심해져서 지금 상황이 되었고..
이상하게 날아다니는 벌레는 괜찮아서 안잡는데(바퀴 제외) 기어다니는 벌레는 다 질색이고 꼭 죽여야돼ㅠㅠ
나무로 된 가구 안 좋아하고 플라스틱 가구 좋아하고
내 물건들은 큰 지퍼백이나 비닐에 밀봉해서 물로 세척한 틈없는 리빙박스에 넣어놔 (리빙박스도 슬라이딩말고 최대한 밀봉되는거로)
옷들은 어쩔수없이 그냥 옷걸이에 걸어놓는데 속옷이나 수건같은것도 밀봉해서 리빙박스에 넣어놓고
생리대는 이중으로 밀봉해서 넣어놓아야 안심이 돼(많이들 넣어서 쓰는 화장실 진열장 안에 절대 못넣어놓음ㅠㅠ)
가족들 물건은 내 물건 아니니까 어떻게 보관해도 신경안쓰는데 내 물건이라고 정해진거엔 예민하거든
365일 바닥있는 모기장이나 난방텐트 안에서 자왔고
바퀴는 나오면 어딘가에 가둬놓고 가족오면 잡아달라 하고ㅠㅠ
근데 이번에 원룸 자취(오피스텔X)를 시작한지 한달 되어가는데
짐들은 다 리빙박스 안에 넣고 서랍장이나 진열대 같은걸 하나도 안샀어
원룸에 마루 틈이 큰데 그 사이에 좀벌레들이 숨어있길래 집있는동안 에어컨 틀고 습기제거제랑 좀벌레트랩 엄청 사고
바닥에 앉지도 못하고 슬리퍼 신고 다니다 모기장 이불 안에서만 있어
(이건 아이 매트같은 걸 사서 원룸 전체적으로 깔려고 생각중이야)
어디서 기어다니는 벌레가 지나다닐지 몰라서 물건을 밖에 꺼내놓지 못하니까
원룸에 덩그러니 잠자는 모기장이랑 방가운데 리빙박스들만 잔뜩 있는데
자취템 채워가면서 유튜브로 자취 인테리어 영상들 보는데 이제라도 사람답게 살아야하는거 아닐까 싶고ㅠㅠ
벌레 싫어하는 여자들 대부분이지만 나처럼 심한 사람은 못봐서ㅠㅠ
혹시 나같은 덬들 있을지 어떻게 이 병을 고쳐나가야할지 주절주절 글써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