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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치아 페이스북 일부
촬영일, 이상엽은 ‘그 남자의 집’이란 콘셉트에 도움이 될까 싶어 집에 있던 피겨를 가져왔다고 했다. 선한 얼굴 때문에 착한 역만 해왔다지만, 평소 모습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파랑새의 집]은 ‘삼포 세대’에 대한 드라마죠. 이 단어를 어떻게 생각해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잖아요. 친구들과 평소 얘기하던 건데, 삼포 세대라고 명명돼서 나오니까 더 실감나요. 그런 거 있잖아요, 이름을 짓는 순간부터 더 확실해지는 거. 누굴 좋아하는데 “사랑해”라고 말해 버리면 정말 사랑이 되는….
친구들과 어떤 ‘삼포’를 얘기하나요?
제가 나이가 있으니까 친구들이 다 취업은 했어요. 결혼 고민이 제일 많죠. 이제는 결혼을 전제로 연애해야 하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결혼한 친구들은 “돈이 있어야 애를 낳지”라며 고민하고요. 제가 결혼식 사회를 보기로 한 친구가 있는데, 요즘 들어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결혼 준비가 힘든가 봐요.
본인이 제일 공감 가는 부분은 뭐예요?
취업 문제요. 우리도 선택받아야 하는 입장이거든요. 1년에 한두 작품밖에 못할 수도 있고…. 게다가 전 33세예요.
20대와 뭐가 달라졌나요?
그때는 ‘언젠가’ 혹은 ‘내일이 되면’ 달라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제는 고민이 많아요. 어느 배우가 인터뷰에서 작품 할 때마다 ‘이게 마지막이면 어쩌지’란 생각을 한대요. 저도 그래요. 시청자들의 눈 밖에 나고, 안 좋은 일이 벌어지면 어쩌지?
사생활 관리를 잘 못해서 도태되는 연예인도 많죠.
저는 그나마 다른 분들에 비하면 자유로운 편이에요. 오늘 아침에는 동네를 한 바퀴 돌았어요. 특별한 건 없었지만 참 좋더라고요. 맨날 촬영장, 집, 헤어숍만 오갔거든요. 집 앞 구멍가게에서 음료수도 마시고…. 편의점이랑 마트 말고 구멍가게에 간 지가 언젠지 싶더라고요. 오늘 참 좋구나, 싶었어요.
아우터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티셔츠 알레그리 (Allegri).
행복했나요?
누구나 그렇지 않나요? 우연히 하늘을 봤는데 얼마 만에 보는 건가 싶으면서 기분이 정말 좋아질 때가 있잖아요.
보통 쉴 때는 뭘 하며 보내요?
그때그때 다른데, 거의 영화를 봐요. 사람들이 좋다는 건 메모장에 적어놨다가 찾아서 보죠. 제가 출연했던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의 김석윤 감독님이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을 만드셨거든요. 같이 있으면 되게 재밌는 분인데, 영화도 그랬어요. 옛날 생각도 나고요. 그때 출연했던 배우들이 많이 나오거든요.
출연하지 못해서 섭섭했나요?
제가 들어갈 역할이 없었나 봐요. 하하. 사실 요즘엔 [파랑새의 집] 말고 다른 거 할 겨를이 없어요. 같이 출연하는 (이)준혁이랑 작품에 대해 깊은 얘기를 많이 해요.
어떤 깊은 얘기요?
캐릭터 얘기를 제일 많이 하죠. 제가 연기하는 장현도는 참 무지해요. 무지해서 해맑을 수 있는 거 같아요. 소년인 그가 여자를 만나서 세상을 알고, 남자가 되어가겠죠.
셔츠 DKNY. 팬츠 곽현주 컬렉션(Kwak Hyun Joo Collection).
주로 어디서 얘기를 나누나요?
촬영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얘기해요. 술 먹을 시간이 없거든요.
술은 좀 하나요?
예전엔 많이 마셨는데, 요즘은 다음 날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서…. 하지만 친구들 만나면 한잔하죠.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나요?
한 달에 한 번은 봐요. 한 선배가 “배우는 나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이 친구를 만나는 것이다”라고 했어요. 10년, 20년 전의 저를 회상하면서 그땐 그랬지 하는 거죠. 지금은 폼 잡고 있지만 친구들 앞에선 못 그래요. 원래의 저를 보여주죠. 그러고 보니 제겐 좋은 말을 해주는 선배와 스승이 많네요. 연기하지 말까 생각할 때도 잡아주고….
언제 그만두고 싶었는데요?
데뷔하고 연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이게 맞는 건지, 잘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금방 슈퍼스타가 될 줄 알았다고 말한 기사를 봤어요.
소속사에 슈퍼스타가 워낙 많았거든요. 하하. 바로 장혁 형처럼 될 줄 알았죠.
지금 목표는 뭔데요?
무슨 역할을 맡아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 거요. 방해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거기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맨투맨 티셔츠 캘빈클라인 플래티넘(Calvin Klein Platinum). 팬츠 갭(Gap).
인기는 포기했나요?
물론 인기 있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는 선택권이 넓어지죠. 모든 배우가 꿈꾸는 바이지만, 요즘엔 그저 연기로 인정받고 싶어요.
좋아하는 선배 연기자는 누구인가요?
장혁 형도 좋은 말을 많이 해주고, 아, 박근형 선생님! 박근형 선생님에게서 아버지의 뒷모습을 봤어요. 그 후부터 가족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죠.
아버지에겐 어떤 아들인가요?
함께 있고 싶어서 애교를 부리는 외동아들이었죠. 늘 바쁘셨거든요.
본인 입으로 여자한테 잘해 주는 남자라고 했는데, 어머니에게도 그런가요?
하하. 정말 그래요. 엄마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요. 제가 시야가 좀 좁아요.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최대로 하죠.
최근에 부모님께 드린 선물이 있나요?
아버지께 외투를 사드렸는데 안 입으세요.
너무 본인 취향으로 고른 거 아니에요?
저랑 커플 코트라서 그런가 봐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제 것과 같은 물건을 선물하거든요. 매니저 형에게도 제 거랑 같은 재킷을 선물했어요.
학창 시절 별명이 ‘까불이’라죠?
아유, 그건 아이 때 얘기예요. 고등학교 시절 봉사 동아리를 했는데, 회장 선거에 나가 “저를 뽑아주면 이성 친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했더니 덜컥 되더라고요.
지금도 봉사 활동을 하나요?
늘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요. 상처받고 배고픈 아이들이 있다니 정말 슬픈 일이죠. 말하기 부끄럽지만 월드비전에 조금씩 기부를 하고 있어요. 같은 교회에 다니는 누나가 직원으로 있거든요. 언젠가는 함께 더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중국에서 영화 [전임공략]에도 출연했고, 드라마 [변신 꽃미남]도 방송될 예정이죠. 중국 활동에 집중하는 이유가 뭔가요?
안 찾아줘서? 하하. 그런 건 아니고요,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어요.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고 싶었나요?
네. 호기심이 생겼거든요. 중국 촬영을 계기로 제게 변화가 왔어요. 매너리즘에 빠질 정도로 하나에만 집중하는 걸 버리고, 다른 데도 쳐다보기 시작했죠.
왜 그런 거죠?
처음 하는 게 많아서 그런가 봐요. 연기도 제가 평소 하던 패턴을 벗어나야 했거든요. 예를 들어, 상대는 중국어를 하고 저는 한국어로 연기해야 해서 눈과 분위기에 집중해야 했죠. 이런 색다른 경험들이 뒤집어서 생각해 보는 걸로 이어졌나 봐요.
다른 관심거리가 있나요?
너무 일만 하고 살아서 다른 재미를 찾아보고 싶어요. 그중 하나가 [굿모닝팝스]로 영어 공부하기예요.
[굿모닝팝스]라니, 뜻밖이네요.
오성식 아저씨에서 다른 진행자로 바뀐 거 아세요? 그렇게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파랑새의 집]에 함께 출연하는 천호진 선생님이 DIY 관련 책 낸 거 아세요? 이천희 형도 가구 만드는 책을 내고. 점점 그런 것들이 부러워요.
니트 솔리드옴므(Solid Homme). 팬츠 타임(Time).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즐겨 사는 쇼핑 아이템이 있나요?
구매도 실패도 많이 하죠. 해외 직구를 자주 하는데, 세일할 때는 멈추지 못하겠어요.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가. 브랜드는 생로랑을 좋아해요.
스키니한 몸매라 잘 맞겠네요.
[착한 남자] 할 때 다이어트를 했어요. 수영을 하고, 방울토마토랑 샐러드•닭 가슴살만 먹었죠. 그 뒤로는 본의 아니게 계속 빠지더라고요.
드라마 촬영 중이었는데 체력이 괜찮았나요?
아마 (송)중기 스케줄이었으면 쓰러졌을 거예요. 하하. 그때는 살을 빼서 남자답고 샤프해 보이고 싶었어요. 늘 둥글둥글한 이미지라 들어오는 역할도 편중됐거든요.
하긴 늘 착한 역만 했네요.
늘 정장 입은 착한 남자였어요. 나쁜 표정도 짓고 싶은데, 아무래도 제가 착해 보이나 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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