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소리가 굉장히 다정하네요. 그런 말 많이 듣죠? 제 목소리가 그래요? 몰랐어요.
“저도 빨리 긴 대사를 쳐보고 싶어요.” 으하하하. 내가? 진짜요?
“아직까지는 인상을 쓰거나 터프하게 짧은 대사만 쳐봐서 선배님들이 긴 대사를 하면 많이 부러워요.” 장편 드라마 데뷔작인 <조강지처 클럽>(2007) 후 인터뷰였죠. 와, 그게 벌써 13년 전이네요.
그리고 이번 <비밀의 숲 2>에서 8분 30초가량의 대사를 원 테이크로 갔죠? 이 정도까지 원치는 않았어요.
대사 양이 어느 정도였길래. 지금 제 말투로 읽으면 한 20분 정도 걸렸을 것 같아요. 엄청 빨리 말했는데도 8분 30초가 나왔으니까. 이런 말투로 읽었으면 아마 드라마 끝날 때까지 그 장면만 나오고 있었을 거예요. 연기 학원에 다니시는 분들께 선생님이 “이 대본으로 다음 주까지 연습해와라” 하면 나를 엄청 욕할 거야.
한 번에 성공했어요? 네.
정말요? 처음에 한 번에 성공하고 그다음에 다른 각도로 담기 위해 또 찍긴 했는데, 처음 연기했을 때가 제일 괜찮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힘이 빠져서. 워낙 길어서 대본 받은 순간부터 계속 외웠어요. 툭 치면 나올 정도로. 단기적으로는 좋은 편인 것 같기도 한데 제가 기억력이 진짜 안 좋거든요. 옛날 일 정말 기억 못 해요. 되짚어보지도 않고요. 대사는 아마 장기적인 기억을 지워서 생긴 용량에 채우는 게 아닐까.
그런데 영화를 엄청 좋아하는 것에 비해 막상 영화 작품은 별로 안 했어요. 갈증이 있을 법도 한데요. 갈증은 이제 없어요. 사실 영화는 제가 단기간에 빨리 소개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보다 영화가 좋다, 이런 게 아니라 영화는 함축적으로 얘기하고 극장이라는 시스템도 있다면 드라마의 매력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영화를 많이 보게 된 건 뭐랄까, 비디오 가게에서 빌리던 일이 설렜고, 나초를 먹는 일도 좋았고, 그런 설렌 기억이 있어서인 것 같아요. 업계 환경적으로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나 큰 경계가 없죠
인터뷰마다 큰 감동을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