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세
원한리테일 기획전략실 전무이자 왕회장의 사위. 거기에 능구렁이 같은 처세술 한 스푼, 5G급의 빠른 눈치가 두 스푼 더해지니 그야말로 사내 정치의 중심이요, 실세 되시겠다.
멀끔하면서 적당히 친근감 있는 외모에, 소탈하고 사교적인 성격으로 모두에게 호감을 사지만 딱 한 명, 미경에게는 ‘박개새’라 불리며 하극상의 대상이 된다. 역사를 생각하면 그럴 만도 하다. 미경과는 원한 입사 동기로, 꼬박 6년을 만났다. 서로 부모님 집까지 드나들 정도로 끈끈했지만, 기세의 배신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이별통보는 회장 딸의 이름이 적힌 청첩장으로 대신했다.
그렇게 신데렐라가 되고 6년 후. 다시 원한리테일 소속이 된 감자연구원 미경을 마주한다. 과거사에 발목이 잡힐까 껄끄러운 마음 한켠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이 생겨난다. 커리어우먼 꿈꾸던 애가 그런 깡시골에서 흙 묻히며 일하는 것도 영 찜찜하고, 그 나이에 만년 대리인 것도 신경 쓰인다. 미련이 남은 건 절대 아닌데, 아주 살짝.. 내 양심에 찔리는 것도 같다.
그래서 조금은 도와주고 싶었다. ‘승진시켜줄까?’ 호의를 내비쳤다가 정강이를 까였다. ‘샴푸 냄새 그대로네’ 칭찬했다가는 멱살을 잡혔다. 그동안 어디서 주짓수라도 배워온 게 틀림없다. 왜 잘해줘도 난리냐고! 뭣보다 더 짜증나는 건, 친한 동생 소백호와 김미경 사이에서 자꾸 스파크가 튄다는 것이다. 저건 쌈을 가장한 썸이다. 더럽게 헤어지긴 했지만, 김미경 표정만 봐도 생각을 읽는 나다. 김미경이 소백호를 좋아하고 있다. 하필 눈엣가시 같은 그 자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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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인인 희진의 인물소개에 있는 기세 얘기

기세야!! 많이 얄밉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