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실에서 캐리어를 밀고 나오는 순간, 브라질로 향했던 이번 여정은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이별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 ‘퍼스트스탠드’의 끝은 유난히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우승의 기쁨에서 아직 완전히 깨어나기도 전에, 곧바로 귀국길에 올라야 했기 때문이다.
1만 6천 킬로미터—중국에서 브라질까지의 먼 거리.
하지만 이 우승의 가치는 더 이상 시간과 땀으로만 단순히 환산할 수 없다.
출발하던 그날 오후, 우리는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간단한 짐만 들고 미지의 원정을 떠났던 것이 아직도 생생하다.
빡빡한 일정은 선수들에게 숨 돌릴 틈조차 거의 주지 않았다.
국내외를 오가는 이동 속에서 캐리어에는 수많은 수하물 스티커가 붙었다.
비행기에서의 피로는 연습 경기가 시작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졌다.
힘들다고 불평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지키고 있는 것이 ‘사랑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을 때는 서로 가진 맛있는 것을 나눴고,
브라질 도착 첫날에는 서로 캐리어를 바꿔 들고 갔다가 자고 일어나서야 알아차리고 호텔 로비에서 북적이며 바꿔주기도 했다.
전원이 함께 식사하는 건 늘 어려웠다. 시차 적응과 고강도 훈련, 경기가 번갈아 이어지다 보니,
일을 마치고 나면 많은 이들이 그냥 쉬고 싶어 했다. 대신 밖에 나간 팀원이 음식을 포장해 와 모두에게 나눠주곤 했다.
빈은 이 기간 동안 유난히 조용했다.
게임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관심이 없는 듯했고, 가끔 UFC 경기를 보곤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헬스장에서 막 나온 그를 마주친 적도 있었고, 같이 한식을 먹자고 권했지만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다 귀국을 위해 공항으로 가는 길에서야 긴장을 내려놓고, 팀원들과 결승전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
환승 때는 라면 두 그릇에 치킨, 햄버거까지 한 번에 먹어치우기도 했다 🍔
슌은 맛집 탐방 ‘무한 동력’ 같은 존재였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맛집을 찾았고, 마트와 식당은 그의 단골 장소였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누구와도 잘 어울렸고, 코치가 가끔 조용히 하라고 할 정도였다.
아무 데서나 잠드는 것도 일상이었지만, 동시에 그는 누구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
동선 계획 같은 작은 것부터, 피곤한 와중에도 이동 중 다른 팀 경기까지 계속 복기했다.
나이트는 책임감 있는 주장이었다.
항상 남들보다 더 침착하게 전술과 훈련 방향을 고민했다.
팀에게 그는 단순한 선수라기보다, 차분한 코치 같은 존재였다.
모든 것을 팀 중심으로 생각했고, 그의 열정은 순수하고 이타적이었다.
한 번도 지각한 적 없고, 언제나 적극적으로 문제를 마주했다.
브라질에서 나와 함께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는 웃으며 “광훈아, 나 볼살 아플 정도로 먹었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브라질 여정에서 나는 도현이와 함께 한국에서 출발해 뉴욕을 거쳐 이동했다.
그는 내내 앞에서 길을 이끌며 식사, 환승까지 모든 것을 세심하게 챙겨줬다.
(소소한 에피소드: 뉴욕에서 극심한 날씨 때문에 15시간이나 지연되기도 했다 😅)
그와 함께 먹으면 음식이 입에 맞든 아니든 항상 맛있게 먹게 된다.
그는 팀의 ‘작은 태양’ 같은 존재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늘 “천천히 하자, 우리는 이길 수 있어”라고 말해준다.
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팀 전체를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결승 인터뷰에서 온이 울먹이던 모습은 이 여정의 고됨을 떠올리게 했다.
평소 장난꾸러기인 그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정말 마음을 울렸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게이밍 의자를 망가뜨렸고, 브라질에서도 또 하나를 부쉈다.
아이디어도 넘쳐나서, 이번에는 페이하오에게 수영을 배우고, 매일 팀원들을 모아 운동까지 시켰다.
나도 끌어들이려 했지만… 나는 너무 게을러서 실패했다.
산과 바다를 넘어선 원정에도 끝은 있다.
1만 6천 킬로미터의 여정이 남긴 것은 단순한 우승 트로피가 아니라,
함께 싸우고 서로를 지탱했던 소중한 기억이다.
경기장의 열기, 타지에서의 사소한 일상, 팀원들 간의 따뜻함—
이 모든 것이 이번 여정을 가장 빛나게 만든 흔적이다.
영광을 안고 귀국길에 오르며, 이 뜨거웠던 여정과는 잠시 작별한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으로 함께해온 이야기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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