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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LPL) 플랑드레 초장문 웨이보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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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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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bFx

https://m.weibo.cn/detail/5123411916883428


안녕하세요, 오늘 약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Flandre입니다.
이 문장은 약간 은퇴 발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지금으로선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오늘이 제가 데뷔한 지 10주년 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10년은 몇 번 오지 않는 시간이잖아요. 이런 날을 무심한 척 넘기고 싶지 않았고, 10주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뭔가 말을 남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끙끙대며 적다가 그냥 이렇게 올립니다. 글을 쓰기 전에 한참 고민했어요. 진지하게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아니면 10년간 프로게이머로 일했던 걸 떠올리며 울면서 회고해야 할지.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벌써 10년이라니,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꾸준함’에 대해 쓰는 건 너무 부끄러워서, 차라리 10년 동안 유일하게 정말로 포기하고 싶었던 어느 밤에 대해 말하려고 해요.


그날 밤, 저는 길거리를 약 8시간 동안 걸었어요. 계속 걸어서 날이 밝을 때까지요.
밤새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만약 내가 더 이상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더 이상 프로게이머를 하지 않는다면, 나는 앞으로 뭘 잘할 수 있을까?"
그 답은, 아무것도 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거였어요.
그날 밤처럼 혼란스러웠던 적은 없었어요.
머릿속엔 스네이크(*팀 이름) 시절부터 시작했던 프로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고, ‘나는 이제 끝인가 보다’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정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때, 한 옛 동료의 전화가 왔습니다.

그 뒤로 하나씩, 같은 팀이든 다른 팀이든, 프로게이머를 하든 하지 않든, 옛 친구들의 전화가 쏟아졌어요.
마치 "나는 지금 주마등을 보고 있는 중인데, 왜 주마등 속 사람들이 다 튀어나오는 거야?" 같은 느낌이었죠.


그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저를 응원해줬어요.
어떤 친구는 유쾌하게, 또 어떤 친구는 논리적으로 위로해줬고, 어떤 친구는 잠시 침묵하다가 "내가 위로는 잘 못하지만, 돈이 필요하면 바로 보내줄게"라는 말을 했어요.


그중에서도 한 동료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그는 이렇게 말했죠.


"나는 너랑 계속 같이 하고 싶지만, 네가 행복한 게 더 중요해. 나는 이것밖에 못하지만, 너는 달라. 넌 뭐든 잘할 수 있는 사람이야.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상관없어."


그의 말은 제가 그날 밤 내내 스스로에게 품었던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어요.


그 후 저는 방으로 돌아와 팬들의 편지를 많이 읽었어요.
사실, 순탄치 않은 사람을 응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힘내세요"라는 말을 듣고 단순히 예의상 고개만 끄덕일 게 아니라, 정말로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랜 고민 끝에, 결국 나 자신을 믿고 한 번 더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날 밤 저를 구해준 것들, 즉 친구들, 포기하지 않는 마음, 자신감,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지난 10년 동안 저를 지탱해준 것들이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제가 힘든 순간마다 항상 의지했던 것들이기도 해요.


어렸을 때 저는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했어요.
쓸모없는 존재라고 자책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없는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워했어요.
‘쓸모없으면 버려질 거야’라고 생각했거든요.
경기가 잘 안 풀릴 때는, "내가 이렇게 솔랭을 오래 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지?"라는 회의감에 빠졌어요.
그런데 팬들의 편지를 보며 깨달았어요. 제가 솔랭을 돌리는 동안 팬들은 공부를 하고, 해외에서 생활을 하고, 밤새워 일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해 힘을 얻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알았어요. "쓸모없다"라고 느껴졌던 것들도 제가 모르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쓸모가 될 수 있다는 걸요. 그 후에 이런 문장을 보게 되었어요.

"쓸모없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큰 활용이다无用之用,方为大用"


그렇다면 겉으로는 쓸모없어 보이는 노력과 좌절, 나이조차도 언젠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래서, 지난 10년 동안 저를 도와주고 감싸준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제가 지치고 힘들 때 여러분이 제 에너지가 되어주셨어요.
저 역시 아직 부족한 점이 많고, 지금도 많은 것을 반성하며 노력 중입니다. 여러분 모두도 자신의 부족한 면을 잘 받아들이고 너그럽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꾸준히 노력하려면 때로는 포기를 생각해야 하고, 용기를 가지려면 자신의 약함을 직시해야 하며,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끝이 올 수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이제 준비가 되었어요.


(제 글의 문장을 정리해준 친구들에게도 감사드려요. 10년에 한 번, 부족한 학식이지만 진심을 담아 최대한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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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4
  • 1. 무명의 더쿠 2025-01-10 11:08:04
    덕질 인생 꽤 됐다고 자부할 수 있는데 이런 회사 처음임
    답답해서 내가 들어가서 일하고 싶음
  • 2. 무명의 더쿠 2025-01-10 11:08:34
    우리가 돈 안 쓴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말해도 못 들어먹고 뭔가 부족하게 들고 오는 것도.. 다른 의미로 박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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