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모른다. 자기 황금빛 깃털만 쳐다보느라 말이다. 바로 오늘 아침에 깃털을 손질했는데 그 사이 뭐가 달라졌다고. 그러니 우리 계획을 한 번 더 말해줘야 할 판이다. 아니, 잠깐. 다시 생각해 보니 구출 계획치고는 좀 복잡한 건 사실이군. 원래 간단한 게 좋은 법이지.
(...)
“해가 떨어지자마자 바로 공연을 할 거야.” 라칸은 마치 이 계획을 자기가 세우기라도 한 듯 말했다. “그럼 우린 어디에서 만날까?”
“성문에서 봐. 내가 하늘로 이 황금빛 검을 던질게. 열 번 숨을 쉬는 동안 와야 해.” 나는 라칸의 망토에서 깃털 하나를 뽑았다. 황금빛 깃털이 내 손에서 따스하게 느껴졌다. 아페이 폭포에서 라칸의 품에 안겨 있던 기억이 물밀 듯 밀려왔다.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사이 좋게 포개놓은 우리 둘의 깃털에 내려앉았지. 행복한 날이었어.
“열 숨은 무슨. 자기가 검을 던지자마자 바로 성문으로 갈 거야.” 라칸이 말했다.
나는 그의 손을 잡아끌어 내 몸을 기댔다. “그래, 자기를 믿어.”
라칸은 입이 찢어져라 득의양양하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라칸의 얼굴을 한 대 때리고 싶어졌다. 아니면 키스를 하고 싶어졌다. 아니, 어쩌면 둘 다 하고 싶어졌다.
하 개맛도리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