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스는 사악한 거짓말을 속삭여 레넥톤을 도발했다. 제라스의 독사 같은 속삭임은 서서히 레넥톤의 영혼을 잠식해 갔다. 제라스는 레넥톤의 성공을 시기하던 나서스가 기회가 오자 혼자 불멸의 생을 누리려고 그를 제거한 것이라며 레넥톤을 세뇌했다.
레넥톤의 정신에 시나브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제라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점점 더 깊이 쐐기를 박았다. 레넥톤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분간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탐욕스러운 필멸자들이 도굴을 노리고 황제의 능을 열자 레넥톤은 분노로 포효하며 형의 냄새를 찾아 사막 위를 질주했다.
지난 날 의기양양하던 명예로운 영웅의 모습이 엿보이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할 뿐, 이제 레넥톤은 증오와 광기에 사로잡혀 피와 복수를 갈구하는 미친 야수와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