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러스는 마력척결관 본부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 수감되었다. 손목에는 마력을 약화시키는 페트리사이트로 만든 무거운 수갑을 찼다. 마법을 보는 눈을 빼앗겨 버린 사일러스의 마음은 페트리사이트처럼 딱딱하게 굳어갔다. 그리고 자신을 가둔 모든 사람에게 복수할 날을 꿈꿨다.
15년이라는 고된 시간이 지난 후, 빛의 사자 수도회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럭스가 사일러스를 찾아왔다. 페트리사이트 수갑을 차고 있었지만, 사일러스는 럭스에게서 매우 강력한 마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가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비밀스럽고 기이한 유대감이 형성됐다. 럭스는 사일러스로부터 마법을 통제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 대신 사일러스에게 철창 밖의 세상에 대해서 알려 주고, 사일러스가 원하는 책을 모두 갖다주었다.
사일러스는 교묘하고 조심스럽게 럭스와 가까워졌고, 결국 사일러스에게 설득당한 럭스는 반입이 금지된 책을 감옥 안으로 몰래 가져왔다. 위대한 조각가 듀란드가 자신이 만든 페트리사이트 작품에 관해 쓴 책이었다.
사일러스는 그 책을 통해 페트리사이트의 비밀을 알아냈다. 페트리사이트는 위험한 마법으로부터 데마시아를 지키는 방어 체계의 근간이며, 마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한다는 사실을.
사일러스는 생각했다. '페트리사이트가 마력을 흡수한다면, 내가 그 마력을 방출할 수도 있을까?'
이제 사일러스에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 바로 마력을 수급할 원천이었다. 그것도 럭스처럼 강력한 원천이 필요했다.
하지만 럭스는 더 이상 사일러스를 찾아오지 않았다. 럭스의 가족이자 막강한 권력을 지닌 크라운가드 가문이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알게 되었고, 럭스가 법을 어기고 악질 범죄자를 도와주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던 것이다. 사일러스는 별다른 설명 없이 사형에 처해지게 되었다.
럭스는 사형대에서 선처를 애원하며 울부짖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지만 집행인이 칼을 들기 위해 럭스를 밀치고 지나갈 때, 럭스는 가까스로 사일러스에게 다가가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었다. 럭스의 손이 사일러스에게 닿자 사일러스의 예상대로 럭스의 마력이 페트리사이트 수갑 안으로 흘러들었다.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사일러스는 럭스에게서 훔친 마력으로 사형장을 폭파시키며 탈출했다.
살아남은 사람은 단 하나, 겁에 질린 럭스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