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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LCK 칼럼] SKT 문제는 밴픽이나 사사로운 것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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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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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섬머 시즌 페이스는 최악이다. 현재 분위기는 역사상 가장 부진했던 2018년과 비교해서 더 나쁘면 나빴지, 낫진 않다. 그 안 좋았던 2018 섬머에도 2승 4패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승 5패다.


현재 상황이 무척 이해되지 않는다. SKT는 2019 스프링 우승팀이다. 디펜딩 챔피언이 섬머에 이토록 급격하게 기량이 떨어진 일은 없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 지난해 스프링 우승 이후 롤드컵 진출에 실패했던 킹존인데, 킹존의 섬머 정규 시즌 성적은 13승 5패 3위였다. 3위라고는 하지만 1위 팀과 승패에선 동률이었다. 킹존은 섬머에도 강한 팀이었다. 


2019 스프링 시즌이 4월 13일에 마무리됐으니, SKT는 고작 한 달 반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된 거다. 그렇다고 이적 시장이 거대해서 SKT 혹은 경쟁 팀들의 로스터 변동이 컸던 것도 아닌데. '희한하다'라는 단어 이외에는 더 적절한 단어를 선택할 수 없다.


SKT를 향해 처음으로 제기된 문제는 밴픽이었다. 블루 사이드 승률 100%, 레드 사이드 승률 0%라는 기록이 화제였다. 상대 픽에 대한 대처가 중요한 레드 승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밴픽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거셌다. 밴픽은 물론 중요하다. 어떤 전략과 전술에 향하는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것이니까. 밴픽이 중요하냐 안 하냐는 더이상 토론 거리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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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밴픽을 이야기할 때가 아닌 듯싶다. 섬머 기록을 보면 1위 그리핀은 5승 1패, SKT는 1승 5패다. 게다가, SKT의 1승은 최약체 진에어를 상대로 나왔다. 밴픽이 정규 시즌 열여덟 경기 중 두세 경기를 가를 순 있다. 15승 팀을 18승 팀으로 만드는 것이 밴픽이지, 5승 팀을 15승 팀으로 만들진 않는다. 밴픽이 1위와 9위의 차이를 낳진 않는다.   


스포츠 세계의 명장 중에서도 최고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전술은 중요하지만, 경기에 승리하는 건 전술이 아니라 선수"라는 말이다. 현재 SKT에 적용되는 문장이다. 결국에는 경기를 직접 뛰는 선수들이 승리를 가져온다. 플레이가 중요하다. 그런데, SKT는 정말 기본적인 플레이가 되질 않는다. 팀플레이가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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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경기를 보면 '하나의 팀'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들 자기만의 경기를 한다. 어떤 누가 들어가면, 어떤 누구는 뒤로 물러선다. 갑작스러운 순간이동 활용에 몇몇이 어리둥절한다. 누구 혼자 역 이니시에이팅을 한다. 하지만, 호응은 없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하는 느낌이 강하고, 어쩌다 하나로 모인 생각은 영 아닐 때가 많다. 하나의 팀으로 보여주는 기량이 말이 아니다. 


다시금 겨울 이적 시장이 끝난 후에 SKT를 향해 쏟아진 걱정들이 떠오른다. 선수 개개인의 색깔이 너무 뚜렷하다는 염려. 자칫 잘못하면 형형색색 어울리지도 않는 옷들을 마음대로 걸친 패션 테러범이 되진 않을까. 스프링 시즌에는 몇 차례 삐걱거림이 있었지만, 잘 헤쳐나갔다. 그러나 섬머 시즌에는 아니다. MSI 패배는 SKT에 완전한 독이 되었고, '원 팀'이라는 예쁜 무지개가 망가져 버렸다.


선수 개인의 기량 문제가 있고, 밴픽 문제도 있었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당장은 라인전을 조금 못하고, 밴픽을 못하고, 이 챔피언을 못하고, 저 챔피언을 못하고가 중요한 사항이 아니다. 이런 것들은 팀이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을 때나 필요하다. 팀이 와해되는 현상이 다른 무엇보다 먼저다. 바로 잡아야 할 사항이다.


'원 팀' 정신이 실종된 데에는 선수들에게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롤드컵을 끝으로 시즌이 마무리되는 체계다. 프로 선수들은 이에 맞춰 컨디션 관리를 해야 하고, 팀원들과 융화되어 시즌을 끌고 가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한 예로, 메이저 리그 베테랑이 된 추신수는 경기 전 모든 선수, 스태프와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컨디션이 어떤지도 묻는다. 이처럼 선수 스스로 리더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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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은 너무 휴식 시간이 짧지 않냐', '여론의 비판이 너무 거세서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스포츠 스타들은 다 짊어지고 가는 부담이다. 그들은 매년 프로팀 시즌이 끝나면, 대표팀에 합류한다. 쉴 시간도 없고, 프로팀과 대표팀 양쪽에서 나오는 비판에 시달린다. 지난여름 손흥민은 3개월 만에 지구 두 바퀴를 돌았단다.


선수들도 책임이 있지만, 리더들의 선수단 관리 능력 또한 아쉽다. 감독, 코치들은 선수단을 지도하는 데에서 끝나면 안 된다. 관리해야 한다. 선수단이 제대로 동기 부여가 될 수 있게, 선수들이 잘 융화될 수 있게, 여러 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카리스마 리더십이든, 친화 리더십이든 어떤 방법이라도 좋다. 그러나 지금 SKT는 잘 관리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 


스포츠가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최상의 퀄리티를 보는 즐거움에 있다. 물론 가십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심심풀이 안줏거리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본질은 아니다. 섬머 시즌 SKT가 스포츠의 근본적인 즐거움을 주느냐에 대해 평가하자면, 단호하게 0점이다. 리그 최고의 가치와 규모를 자랑하는 그들의 경기에서 어떤 퀄리티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니 대중이 감독, 코치,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교통정리가 우선이다. 난잡한 팀을 바로 잡을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1승 5패를 거두긴 했지만, 아직 시즌은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반등의 기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다가오는 27일 kt 롤스터와의 경기가 최대 고비다. 통신사 더비라는 의미까지 있는 경기니, 패배로 찾아올 후유증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심영보 기자(Roxyy@inven.co.kr)


https://sports.news.naver.com/lol/news/read.nhn?oid=502&aid=000000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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