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보내준건데 폭싹 무관한 오래된 글인데 평범한 제주사람에게 4.3이 이런의미구나 싶어서 나라도 기억하자 싶더라
어려서 할아버지 제삿날엔 50여 호의 작은 마을에 아홉 집이 제사다. 제주 사람들은 제삿날 미리 동네를 돌며 떡을 나누는데, 할아버지 제삿날은 워낙 떡을 돌리는 집이 많아서 평소에 귀하던 떡이 그리 귀하지도 반갑지도 않다. 모처럼 곤밥(쌀밥)과 새미떡을 먹을 기회인데, 그런 기회가 몰려버렸으니 배고픈 나날에 얼마나 아쉬운 일인가. 그때는 떡 돌리는 심부름을 하느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도 왜 같은 날 아홉 집이 제사인지 몰랐다.
당시 마을의 젊은이들이 (우리 할아버지를 포함하여), 트럭에 타는 사람은 살려준다는 말에 모조리 탔는데 그 길이 아홉 청년들의 저승길이 되고 말았다. 그들은 그냥 중산간 마을에서 밭이나 갈아먹고 사는 가난한 무지렁이 농사꾼들일 뿐이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 우리 아버지도 오래 가난하였고, 할머니는 술을 많이 드셨다는 기억 밖에 없다. 할머니는 바다에 빠져서 돌아가셨는데, 왜 바다에 빠졌는지, 사고인지 스스로 몸을 던진 것인지 사람들은 아무도 말하지도 묻지도 않았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무도 4.3을 말하지 않는다. 간혹 늙으신 어머니가 우리가 신나게 오름을 운동삼아 오르고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하는 이야기를 하면, '오름 어느 곳 하나, 피맺히지 않은 곳이 없다'는 썰렁한 소리를 하여 빈축을 살 뿐이다.
출처 http://bit.ly/4FfC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