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지방에서 세후 200 언저리 되는 돈을 받아서
식료품, 상비약, 영양제 등 집에 사용되는 생활비도 일부는 내 카드로 결제해야 돼서
적금 넣고 개인 생활비 빼고 고정비 십원단위까지 빼서
가계부도 엑셀로 정리해서 남는 돈은 다시 파킹통장에 넣을 정도로 깐깐하게 관리했거든
그런데 이번에 계엄 이후에 직접 현장에 나가는 사람들
스퀘어에 실시간 발표, 담화 정리해서 올려주고 어려운 법도 알려주고
연대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들 공유해서 도와주는 걸 보면서
나는 뭘 하고 있지 이런 생각에 밤새 폰만 붙잡고 잠들지 못 했던 건 살면서 처음이었어
(투잡이라 퇴근 후에 알바 나가야 해서 무조건 12시 전에는 자던 사람
그리고 지방에 살아서 집회만 나가고 남태령같은 현장에는 못 나감ㅜ)
그래서 개같이 일해서 악착같이 모은 돈은 무조건 나와 가족들을 위해 쓰지 않을까 했는데
얼굴도 모르고 역 이름도 생소한 곳으로 내가 선결제를 해서 음식,음료 등을 보내고 있고
후원 계좌가 올라오면 소액이지만 도움이 되고 싶고
담달 가계부에는 당원비를 예산에 잡아서 세액 공제를 생각하고 있고
핫게에 올라온 여성농부분들의 사이트에서 정기적으로 야채들을 살 예정이야
그런데 예전에는 월급에서 돈을 쓰고 잔액이 적어질 수록 화만 쌓였는데
지금은 그 돈이 어딘가로 쓰여도 오히려 평온한 마음이야
제발 화가 나서 잠들지 못하는 날이 하루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만 강해지지
핫게 농부 사이트 보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말 주저리 해봤어
퇴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