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야당의 특검법 처리가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동으로 연휴 이후로 밀렸다. 소모적인 정쟁 대신 민생 문제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추석 밥상머리에 김건희 특검을 올리지 못하게 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기류가 흐른다.
정부·여당이 민생 이슈인 '여야의정 협의체'를 꾸리지 못하는 난맥상이 부각되면서, 야당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연휴 동안 김 여사에 대한 반발 여론이 확산하면 특검의 파괴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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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는 강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연휴 밥상머리에 특검법 찬반 여론을 올리겠다는 계획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한 견제를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와 맞닿아 있다. 실제로 강성 지지층은 우 의장을 상대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홈페이지 당원 게시판인 '블루웨이브'에는 우 의장을 겨냥해 '윤석열 정부 경호의장', '수박'이라는 표현과 함께 사퇴를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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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오히려 '잘 됐다'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정쟁에만 몰두해 피로감을 준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국회 다수당으로서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 대권을 노리는 이재명 대표에게도 플러스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12일 SNS를 통해 "민주당은 일주일 늦춰졌을 뿐 다 얻었다"라며 "의료 대란인데 또 특검법이냐는 뻔한 프레임도 무력화했고 국회의장과의 관계에서도 긍정 효과가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우 의장의 제안을 수락했기 때문에 우 의장도 19일 본회의 처리에는 협조해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민생에 조명을 비추면서 정부·여당의 '여야의정 협의체' 난맥상이 도드라진다는 관점도 있다. 국민의힘은 연휴 전 협의체 출범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결국 의료계 협조를 끌어내지 못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연휴 동안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밥상머리에서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일 수 있다는 게 민주당 관측이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연휴 동안 정쟁 프레임이 없어지면서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여당의 무능함만 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연휴가 끝난 뒤 여론을 응축해 김건희 특검법을 처리하는 게 더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굳이 민주당이 주도하지 않더라도 반발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전주(錢主)'가 2심에서 방조 혐의가 인정돼 유죄 선고를 받으면서, 검찰의 김 여사 수사 가능성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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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당 내 이탈표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동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자구책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한국갤럽이 10~12일 전국 만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직전 조사보다 3%p 떨어진 20%, 부정 평가는 3%p 오른 70%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도도 역대 최저치인 28%다.
김건희 특검에 반대했던 개혁신당도 움직이는 모습이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희는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찬성,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었다"며 "(김건희) 특검에 대해 우리가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내부에서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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