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일이 있었다.
소치 올림픽 때 경기 끝나고 기념품 가게에 갔다. 사람이 무 척 많았다 연아가 앞에 서 있는 상황에서 줄이 뒤로 길어져 있었는데 연아 후배가 달려와서 같이 서려고 하니 안 된다 고 뒤로 가서 제대로 서라고 했다. 그런 성격이다.
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후의 일이었다. 태릉 아이스링크에서 선수들을 지도할 때였다. 그곳에는 선수들 을 지도하기 위해서 훈련하는 선수들의 순서를 적는 판이 있었는데 내가 그곳에 선수들의 이름을 다 지우고 김연아 를 세계선수권으로'라는 문구를 적어 놨다. 나의 바람을 적 어 놓은 것뿐이었다. 가끔 훈련을 왔던 연아가 이걸 보고는 그냥 웃고 말았는데 나는 연아를 세계선수권에 보내고 싶었 다. 아까웠기 때문에, 그리고 그만한 선수가 우리나라에 없 었다고 생각해서 써 놨다. 물론 그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얼 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연아를 지도해 달라고 전화를 했 다. 하지만 나는 세계 챔피언이자 올림픽 챔피언을 지도하 는 게 영광이지만 부담스럽기도 했다. 다시 오리라고는 생 라도 못 한 일이었다. 세계 탑이 돼서 온 제자, 과연 이 선수 가 내가 가르치는 방법을 별말 없이 따를까 하는 걱정이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연이는 한 번도 나의 지도에 토를 담 적이 없었다. 나는 연아가 어릴 때 했던 그대로 지도를 했고 그 지도를 따라 줘서 고마웠다. 소치 올림픽은 너무 아쉬웠 다. 나는 너무 화가 나서 그 이후로 소치 동영상을 보지 않 았다. 소트니코바가 완벽하게 하고 우리가 졌으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 눈으로 볼 때) 분명 실수가 있었다.
정작 김연아 선수는 털털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속상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국민들은 모두 금메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점프를 포함해서 움직임과 표현 등 차원이 다른 경 기를 했다.
연아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이후 코치가 모자랄 정도로 피 겨 붐이 일었다. 그 당시는 어떤 링크를 가도 쇼트트랙을 가 르치고 배우는 인원이 가장 많을 때였다. 연아로 인해서 피겨를 배우러 오는 학생들이 많아졌는데 코치가 없었다. 오 죽하면 선수 생활을 안 했어도 피겨를 할 줄 알면 코치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당시 그렇게 배운 연아키즈들이 코치가 돼서 후배들을 육성하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도 TV로 경기를 많이 보다 보니까 빨리 기술 을 습득하더라 악셀이 뭔지 스핀이 뭔지를 미리 알고 오니 까 실력이 느는 속도가 아주 빨라졌다. 이렇게 한국 피겨는 김연아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는 연아가 즐겁고 평화롭게 여유 있는 삶을 살길 바란다. 힘들게 운동 했던 걸 아니까 그런 말을 해 주고 싶다.
책 이름은 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ㅊㅊ ㅇ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