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넌 누구냐고 묻는 순간에, 내 손에 든 게 총이길 바랐거든.”
_꿈과 기억, 과거와 현실 속에서 헤매는 대한민국의 형사, 강신재
신재의 발걸음이 어느덧 태을의 집 앞마당에 닿았다. 한때는 제집처럼 드나들며 태권도를 배웠던 태권도장 앞이기도 했다.
역시 이곳에 오니 마음이 조금 편하다.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들이 실제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마음만은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티 없이 맑게 웃는 태을을 보고 갈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 1권 「믿고 싶은 미소」 중에서
극심한 혼란스러움에 공황에 빠진 듯, 신재가 소리치며 곤의 멱살을 붙잡았다. 동시에 영이 총구를 신재의 머리에 가까이 댔다.
“손 떼. 죽고 싶지 않으면.”
“하나 확실한 건.”
곤은 침잠했다. 태을은 이 세계에 발이 묶일 이유였다. 그리고 눈앞의 신재는 이 세계에 있을 수 없는 이유였다.
“자넨 내가 나의 세계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야. 아마도 내가, 자네의 주군인 듯싶거든.”
침묵에 휩싸인 방 안이 혼란으로 일렁였다. 운명이 빠르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 1권 「오얏꽃의 잔상」 중에서
책 빨리 배송됐음 좋겠다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