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르거나 '아리랑'을 부르며 "북한(조선) 선수들도 잘 하세요"를 외치는 분위기는 이 험난한 과정을 뚫고 온 수원FC 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내고향을 비롯한 북한 선수들은 거친 축구를 하기로 유명하다. 속된 말로 '악으로 깡으로'다. 경기장에 입장할 때부터 "죽여" "부숴"라면서 괴성을 지르며 들어온다. 공동 응원단? 평화? 적어도 AWCL 남북전에서는 그런 거 없다. 괴성을 지르며 적진에서 악에 받쳐 뛸 북한 선수들에게 "환영합니다. 힘내세요"를 외치는 것부터가 아이러니다. 그런 건 나중에 남북 화해 무드가 무르익어 남북 친선축구가 열리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스포츠를 통한 화합은 아름다운 일이다. 남북 평화를 바라는 마음이야 누군들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이 경기는 수원FC 위민이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아야 한다. 적어도 그럴 마음이 없다면 경기장에 오지 말고 광장으로 나가 평화를 외쳤으면 한다. 서로 물러서지 않아야 살아 남을 수 있는 AWCL 4강전에서는 평화라는 단어와 공동 응원단이라는 단어가 설 자리는 없다. 공동 응원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 정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싶다면 AWCL 공동 응원이 아니라 오늘 인천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으로 오시라. WK리그 인천현대제철과 경주한수원이 맞붙는다. 정말 응원단의 관심이 필요한 건 이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