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는 전반전부터 애매한 장면이 이어졌다. 주심은 전반 44분 울산 서명관에게 경고를 준 뒤 VOR 교신을 시작했다. 이 상황대로라면 파울을 한 서명관이 경고가 아니라 퇴장성 반칙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 주심은 VOR 교신 이후 서명관에게 다가가 뒷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냈다. 퇴장처럼 보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주심은 서명관에게 옐로우 카드를 보여주면서 손으로 취소 시그널을 보냈다. 서명관의 경고를 취소한 것이다. 그러면서 주심은 고승범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다.
이 상황에 대해 이날 현장에서 지켜본 김일호 심판평가관은 “경고 또는 퇴장 선언에서 판정 오류가 있으면 이를 VAR을 통해 정정할 수 있다”면서 “경기 후 내려가서 주심에게 확인해 봐야 한다. 오인해 경고를 준 것이라면 이를 VAR 판독 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기 후 <스포츠니어스>와 만난 고승범은 “주심이 VOR 교신을 한 뒤 나한테 와 내 파울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면서 (서)명관이의 경고가 취소됐다”고 전했다. 규정상 오인해 내린 경고를 정정한 상황이었다.
후반 8분에도 애매한 상황이 연출됐다. 울산HD 이희균의 득점 이후 루빅손의 파울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수원FC 골키퍼 안준수와 루빅손이 경합한 뒤 흘러나온 공을 이희균이 득점으로 연결했지만 이는 노골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일호 심판평가관은 “루빅손이 점프를 하면서 왼발로 안준수를 방해했다”면서 “왼팔이 자연스러운 동작이 아니라고 주심이 판정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심도 이 장면을 VAR로 판독한 뒤 루빅손의 파울을 선언했다.
후반 13분에도 다시 주심이 VAR 판독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 울산 허율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한 번 컨트롤한 공이 수원FC 이현용의 손에 맞았기 때문이다. 이 장면에 대해 주심은 한참 동안 VAR 판독을 한 뒤 페널티킥 판정을 내렸다. 김일호 심판평가관은 “공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손에 맞으면 2차 동작으로 판단해 따질 게 많다”면서 “자연스러운 동작인가 아닌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공은 굴절이 아니라 한 번에 수원FC 수비수 손에 맞았다. 주심이 VAR을 통해 굴절이 아닌 장면이라는 걸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무조건 공이 직접적으로 수비수 손에 맞는다고 페널티킥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이 장면에서는 수비수의 손에 공이 맞는 행위가 자연스러운 동작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