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스포츠니어스>와 인터뷰에 나선 최영근 감독은 섭섭함과 아쉬움, 미안함이 공존하는 듯한 모습을 지었다. 그는 “하나 하나 과정을 다 설명하면 너무 길다”라면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팀을 위해서 남아 있는 선수들에게 혹여나 불이익이 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되기도 한다. 여러 매체에서 연락이 왔는데 그때마다 내가 ‘계약해지 합의하면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하고 전화를 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피셜’이 나온 오늘까지 나는 인천 구단과 계약 해지 합의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호 합의했다고 인터넷에 공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보진 않았다”면서 “지금부터 끝까지 다 잘못됐으면 그래도 마무리라도 좀 잘 해야하는데 마무리 과정까지도 아쉽다. 계약서상으로도 강등되도 계약이 유지되는 조항도 있다. 내가 석달 하려고 인천에 온 거 아니지 않나. 또한 새 감독을 논의할 거면 기존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을 찾는 게 맞다. 그런데 인천 심찬구 임시대표는 나는 그대로 보험처럼 두고 그 상대에서 계속 다른 감독들하고 접촉을 했다. 내가 지도자만 25년을 했는데 그게 내 귀에 안 들어올 것 같느냐”고 반문했다.
최영근 감독은 이 시기 ‘누가 인천 감독으로 간다더라’ ‘누가 인천 구단하고 만났다더라’ 등의 소문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구단에서는 최영근 감독의 거취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야심차게 출범한 비상 혁신위원회는 감독 선임 권한도 없는 유명무실한 위원회였다. 최영근 감독은 “몇 번이나 구단에 빨리 거취 문제를 결정해 달라, 사람 그만 바보 만들고 결정해 달라고 했다”면서 “나를 유임시키던가 새로운 감독을 뽑던가 빨리 정했어야 한다. 나를 거의 보험으로 생각하고 있어 정말 비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영근 감독은 “지난 12월 5일에도 심찬구 임시대표와 면담을 했다”면서 “심찬구 대표가 자기는 감독 거취를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하더라. 그러다가 12월 15일에 다시 한 번 연락이 왔다. 나는 ‘여기서 끝내자. 잔여연봉 받고 나가겠다’고 했는데 심찬구 임시대표는 내일 시장님을 만나 설득해 보고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며칠 뒤 심찬구 임시대표는 본인이 연락한 것도 아니고 팀장을 시켜 ‘시장님이 최영근 감독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대신 전하게 했다. 그래서 내가 ‘대표가 직접 나한테 전화하기로 했으면 해야지 사람 자꾸 바보 만들고 있다’고 소리를 냈다. 팀장도 ‘심찬구 임시대표가 너무 죄송해서 전화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최영근 감독은 21일 밤 심찬구 대표로부터 마지막 연락을 받았다. 윤정환 감독 선임이 완료된 상황에서다. 최영근 감독이 짐을 빠 나가달라는 내용이었다. 최영근 감독은 “대단히 비겁한 행동이다”라면서 “그렇게 사실상 통보 받은 게 마지막 연락이었다. 이후 다가올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구단에 가 계약 해지서에 사인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오늘 벌써 구단에서는 계약서에 사인도 안 했는데 나에 대한 작별의 글을 올렸더라. 아직 계약 해지서를 쓰지도 않았는데 이건 기본적인 예의 아닌가. 일찍 경질 통보를 했으면 나도 다른 팀을 알아볼 수 있었겠지만 보험용으로 시간을 질질 끌다가 이제 나가라고 하니 갈 곳도 딱히 없다”고 아쉬워했다.
최영근 감독은 이런 일이 꼭 자신에게만 찾아오지 말란 법이 없다면서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최영근 감독은 “시간은 시간대로 다 버리고 이제 감독 구했으니까 나가라는 건 정말 잘못됐다”면서 “심찬구 임시대표는 결정권이 없다고 감독 거취 결정을 미루는 동안 잘하고 있던 우리 유소년 지도자들을 해임했다. 멀쩡한 유소년 지도자들을 왜 자르려고 하나. 나는 정말 내가 나가면서 이런 인터뷰를 해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 물론 강등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하고 전달수 대표와 임중용 단장, 팬들에게 미안한 거지 갑자기 나타나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완전히 바보로 만드는 이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은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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