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영국에 있는 카디프 메트로폴리탄 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사람의 인생이 달린 일이니까 그만큼 중요하잖나.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내에는 코칭을 다루는 과정이 많이 없었고, 때문에 아이엘츠 영어 공부부터 시작해 유학을 떠났다. 쉽진 않았지만 가서 스포츠 코칭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Q. 외국과 국내의 지도자 교육 과정, 어떤 게 달랐나?
"과정부터 확실히 체계적이었다. 우리는 축구만 가르치고 축구만 생각하는데, 거기선 사람을 어떻게 발전시키는가, 그걸 고민했다. 축구는 하나의 과목이었고 결국 사람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어떤 방법으로 가르쳤을 때 바뀌는지 그걸 다뤘다. 관련 논문과 책이 정말 많아서 놀랐다."
Q. 대학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일단 동기부여다. 나는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에 있어서 늘 어려움을 겪었다. 노력해야 한다. 열심히 해야 한다, 이런 말뿐이었다. 그런데 영국에서 놀랐던 것 중 한 가지는 동기부여 이론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동기부여를 시키는 '방법'이 있더라. 팀 스포츠에서, 개인 스포츠에서, 각각의 방안이 존재했다. 나 역시 공부를 하며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겠다, 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험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사람의 지식은 스스로 구성하는 것이지, 로봇처럼 주입시킨다고 얻는 게 아니다. 본인이 적응하며 생태계처럼 성장하는 것이다. 축구를 가르치는 방법론에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국에서 배웠던 것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이젠 철학적으로 접근해서 수원 유스 시스템을 체계화 하는 과정을 지나고 있다."
Q. 매탄고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나?
"우승이 목표가 아니다. 선수를 프로에 올리는 게 목표다. 특징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특징 있는 선수들을 찾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 우리팀 스카우트에게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한 명을 제칠 수 있는 선수를 찾으라고. 패스와 컨트롤을 잘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을 제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드리블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도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실수를 계속 지적하면 밋밋한 선수들이 나올 뿐이다. 초등학교 때는 드리블을 많이 시도하고, 중학교 때는 인지를 발달시켜야 하며, 고등학교 때는 숙련이 돼야 한다."
"어린 나이에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지금은 실패를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이다. 제치고 나가려다가 골을 먹으면 팀에 피해가 간다.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습관이 생긴고, 그러면 선수는 밋밋해진다. 어느 포지션이든 선수를 제쳐야 한다. 센터백이라도 한 명을 제치고 나올 줄 알아야 한다. 기술을 쓰든, 동료를 활용하든, 공간을 쓰든, 제쳐야 한다."
Q. 축구 인생의 목표가 있을까?
"프로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욕심이 없다. 다만 유소년을 체계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도자들이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안전하게 유스 시스템을 조성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343/0000122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