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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아름다운 악마♪츄테배 레스게임 타마편_다른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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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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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

"괜찮아?"

"응. 응.. 요새 좀 멍하게 있었더니..하하."

"보건실 다녀와!"

"...그럴까."


정말로 오랫만에, 보건실 문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 서서 지난 날을 떠올렸다. 문을 열면 보이던 하얀색 커튼이 드리워진 침대를, 그 위에 이불을 꼭 끌어안고 누워있던, 햇빛에 빛나서 이대로 사라져버리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 부시던 그의 모습을.


그래, 환상이었다고 생각하자. 어차피 그 때로 다시 돌아올수는 없으니까.

문을 열었다. 슬쩍 침대쪽을 보니


"..."


그가 잠들어 있었다. 여전히, 원망스러울정도로 예쁜 모습이었다. 오랫만에 보는 것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잠깐 모습을 본 것 뿐인데도 심장이 쿵쾅거렸다. 문득 처음 보건실에서 만난 날이 떠올랐다. 그때도 잠들어 있었는데. 


이번엔 다가가지 말자, 멀리서만 보고 그냥 돌아가자. 나는 간단하게 치료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답답한 마음도 치료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왠지 서글퍼진 마음으로 문 손잡이를 잡았다.


-탕.


"..어디가."

"자, 자는 줄 알았는데."


어느새 다가온 그가 문 앞을 가로막고 섰다. 오랫만에 듣는 목소리는 여전했다. 반 박자 정도 말을 꺼내는게 늦고, 어미는 묘하게 늘어지는 특유의 나른한 말투. 높낮이가 잘 느껴지지 않아서, 화가 난 건지 아님 즐거운건지 알기 힘든 그런 목소리.



"실망했어?"

"어?"

"내가, 뱀파이어가 아니어서... 실망했어?"

"......."


그래, 이래야 타마모리 답지. 가끔 머리가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없는 평소의 그 모습이라, 나는 왠지 조금 안도감을 느꼈다.


"...그런거 아니야. 수업 시작하겠다. 갈게."


가슴이 뜨거웠다. 그렇게 비참하게 생각하던게 얼마나 지났다고, 오랫만에 얘기를 한 것 만으로도 설레었다.


"싫어."


그렇게 말하면서 바라보는 그 눈빛이 너무나도 진지해서, 나는 또 실없는 기대를 하게 되는 것이었다. 나가고 싶지만 나가고 싶지 않다, 그와 함께 있고 싶지만 있고 싶지 않다. 묘한 모순이 충돌해 나까지 혼란스러웠다.


"처음엔 그냥 귀찮아서였어."

"..어?"

"그냥, 들어줘."


천천히, 그는 말을 꺼냈다. 


"처음엔 그냥, 이래저래 귀찮아서 그랬어. 여자애들이 나한테 귀찮게 구는 걸 하도 겪어서.

무시해도, 달래봐도, 화내봐도 항상 똑같애서. 그래서 그냥 네 장단에 맞춰 겁을 주면 다신 귀찮게 안 굴겠지. 그게 다였어."


그는 말을 하면서도, 시선을 절대 돌리지 않았다. 흔들리지도 않았다. 똑바로, 나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하는 그 목소리에 나는 심장이라도 잡힌 듯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런데 너는, 순간 겁 먹은것처럼 보였지만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거나, 말도 안 되는 내 말을 남한테 하지도 않았어.

내가 귀찮은 순간의 거리를 재어서.... 적당한 거리에서, 내 말을 웃으면서 들어주고는 했으니까. 

그러면서 오지랖 넓게, 나를 걱정해주기까지 했고. 이런 여자애도 있구나, 싶었어."

"..타마.."

"그냥, 어느 순간 난 너랑 함께 있고 싶어졌고, 그러기 위해선 내가 했던 거짓말들을 계속 하는 수 밖에 없었어.

그게 너를 상처입힐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미안해."


푹, 그는 내 어깨에 얼굴을 기댔다. 항상 서늘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이마는, 의외로 따뜻했다.


"상처 받게 해서, 정말로 미안해."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괜찮아' 라고도, '이제와서 무슨 소리야?' 라고도. 

묵묵히, 정리되지 않은 머릿속을 어떻게든 정리하려 애를 쓰며, 혹여나 정리되지 않은 그 마음이 바로 새어나갈까 두려워 하며.


-딩동댕동


아, 수업종이 울렸다. 그는 한동안 말 없이 내 어깨에 기댄채 가만히 있었다.


"..수업, 시작하겠네. 들어가야지."

"...응. 타마도 가야지."

"난 안 들어갈거니까."

"어?"

"잘 가."


그는 웃었다. 잘가, 그 한마디에 나는 모든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의 관계는 처음 보았던 그 때와 같을 것이다. 

그저, 동급생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런 관계. 그래, 차라리 잘 되었다. 그냥, 한 때의 즐거웠던 추억이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생각하자.


그래도, 내일은 아침 인사만큼은 먼저 해야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괜찮지 않은 마음을 추스리며 나는 괜스레 '괜찮아' 라고 중얼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우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실컷 울고 나서 내일은 원래대로 돌아가는거야.


~Bad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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