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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키스마이) 오래된 연인을 위한 세레나데♪츄테배 레스게임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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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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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가는 것만 같던 시간이 어느새 흘러 퇴근 시간이 되었다.
나는, 정말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달렸다. 
이렇게 달려 보기가 얼마만이더라, 만나면 힘들었다고 잔뜩 칭얼거려 줄 테다!

"어서오세요~"
"저기, 후... 요..요코.....하...."

숨도 고르지 못하는 내가 조금 이상해 보였으려나? 가게 점원은 요코..? 하더니 아, 하는 표정을 지었다.

"요코오 상이요?"
"네, 네..."
"지금, 잠깐 쓰레기 버리러 나가셨어요. 저기 뒷문쪽으로 가면 계실거에요."
"가, 감사...후.."

숨도 고르지 못하고 나는 뒷문으로 비척비척 향했다. 아, 나오기 전에 머리랑 옷 다 정리하고 나온건데 다 흐트러졌겠다!

바로 멍하니, 밖에 걸터 앉아있는 와타루가 보였다. 

"......."

나는 차마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 분홍색 돌고래 스트랩을, 그 끝에 붙은 작은 맨션 열쇠를 만지작거리는 그 표정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소중한 물건이라도 되듯,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가느다란 손 끝으로 그는 천천히 훑어내렸다. 웃는 얼굴이 조금 씁쓸해보여서 가슴이 아렸다.

그는 스트랩을 눈 높이로 들었다. 
조금 어슴푸레해진 저녁에, 은은한 가로등이 비추어 스트랩 테두리가 반짝 빛났다.


그는, 그대로 그 스트랩에 가볍게 키스했다.


아아, 나는 그의 뭘 봐왔던 걸까. 나만 좋아한다고, 그렇게 떼를 쓰는 동안, 나는 대체 무엇을 봐 온 것일까.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도, 그 사람을 믿지 못하고 왜 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여 있었던 걸까. 
눈물이 나서 와타루가 흐릿하게 보였다. 목 끝까지 차오른 와타루, 라는 울림이 따가웠다. 
말해야 하는데, 당장 네 이름을 부르고 싶은데, 가슴속이 꽉 차올라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간신히 숨을 비집고,

"와타..루..."

그를 불렀다. 그 작은 목소리에도, 그는 돌아봐주었다.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어서, 나는 말도 잇지 못하고 끅끅,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당황한 와타루가 다가와서 왜 그러냐고, 걱정스럽게 말을 해 주어서 나는 엉엉 울었다.

"미안, 미안해...와타루......"
"왜그래, 말을 해 줘야 알지."

그는 자연스럽게 나를 안고 토닥여주었다. 오랫만에 안긴 그 품은 변함없이 따뜻했다. 

미안해, 미안해. 나는 그냥 그렇게 울먹이며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츄덬아."
"미안, 미안해...나, 그냥... 어리광부린거였어."
"..."

간신히 연 입에서 나온 말에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나를 더 사랑해달라고, 내가 더 좋아하는거 같다면서, 와타루를 못 믿고..... 내가....그래서..."
"응."

아, 말하지 않으면 터져버릴 것 같다. 꾹꾹 참아왔던 외로움과 미안함, 그리고 사랑스러운 그에 대한 마음이 참을 수 없이 터져나왔다.

"그래서, 상처줬어... 누구보다 제일 소중한 사람한테, 아무 잘못 없는 와타루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와타루. 와타루. 
몇 번이고 부르고 싶었던 그 이름을, 수 없이 부르면서 나는 계속 울었다.

"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물기어린 그 목소리가, 조금 떨려서,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었다.

"미안해, 미덥지 못해서."
"와타..."
"미안해, 너를 자꾸 불안하게 만들어서."
"...."
"그렇게,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고 나와서, 결국 여전히 너한테 사과하게 만드는, 이런 못난 놈이라서.. 미안해."
"..이씨, 왜 울어어...."

엉엉,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계속 울었다. 어찌보면 바보같은 일이다.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의 마음을 믿지 못하고,
유치하게 싸우고, 쉽게 이별을 입에 담고. 
뒤늦게 후회하면서 사과하는, 남들이 보기엔 조금 우스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순간이 절실했다.



"... 너 때문에 오늘 장사 다 접었어. 책임져."

그가 내 어깨에 기댔다.

"...와타루 때문에, 나도 오늘 일 다 했어. 책임져."

풋, 그가 웃었다. 잡은 손을 괜히 휘적거려보았다.

"돌고래."
"응?"
"이거, 네 거 아니잖아. 왜 거짓말 했어?"

헉, 들켰다.

"...아, 아닌데? 내거 맞는데?"
"바보야, 내 돌고래는 꼬리가 조금 불량이라서 흠집이 있단 말야. 봐."
"아, 정말이네...."
"근데,"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일부러, 알면서 전화했어."
"....치."
"핑계삼아서, 한번이라도 보고 싶어서. 그래서 전화했어."

콩, 이마가 부딪혀왔다. 오랫만에 보는 와타루의 긴 속눈썹 밑에 진 그늘이, 사랑스러웠다.

"이거, 내가 가져도 돼?"
"아, 열쇠? 응. 와타루꺼니까.."
"아니, 그거 말고."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웃었다. 잡은 손을 흔들며, 그는 입모양으로 '이거' 라고 말했다. 그 말의 뜻을 뒤늦게 깨닫고, 내 얼굴은 확 달아올랐다.

"안돼?"
"...심술쟁이."

나는 눈을 감았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와타루의 맛은, 왠지 조금 짭짤했다.


~Happy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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