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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액션 같은 ‘발산’이 아닌 ‘응축’으로 접근해야 했던 최 국장으로 있는 동안 김선호는 배우 인생 15년 만에 연기 그 자체에 대해 다시 새로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간 해본 적 없었던 ‘여백의 연기’를 완성해 내고 나니 자신에게 있어 연기가 이전보다 더욱 ‘베프’(베스트 프렌드, 절친)처럼 느껴졌다고.
“요즘 들어 진짜 그런 ‘베프’같은 느낌을 받고 있어요. 너무 좋아서 매일 같이 놀고 싶다가도, 조금만 틀어지면 ‘안 봐!’ 하면서 한 이틀 연락 안 하다가 또 만나서 다시 잘 맞으면 ‘역시 넌 내 베프야!’ 하는 것처럼요(웃음). 연기가 너무 좋지만 제 한계를 마주할 때마다 고통스럽거든요. 어제도 촬영하는데 제 연기가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한 번만 다시 가볼게요’하면서 찍었어요. 이 베프가 자꾸 저를 등지는 기분이 드는 거예요(웃음). 그렇게 연달아 신이 안 풀리면 ‘난 재능이 없나봐’하고 자괴감에 빠졌다가 어느 날 갑자기 돌파구를 찾아서 해결하고, 그러다 대본을 잠깐 놓으면 또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그렇더라고요(웃음).”
그런 ‘베프’와의 관계를 평탄하게 유지하고자 한다면 결국 ‘잘하는 것’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찰나의 안락함이 기나긴 식상함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김선호는 배우로서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두려운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낯섦이 익숙함이 되기까지 짧든 길든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면 애초에 이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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