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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국장을 "선과 악을 가진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최 국장의 쓸쓸하고 외로운 모습이 지배적으로 보이길 원했다"며 "혼자인 최 국장이 무언가를 숨기려는 인물보다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인물로 보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선호는 최 국장을 연기하면서 움직임을 줄이고 가급적 대사로 표현하려 했다. 작품 속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최 국장은 다소 정적인 인물이어서다.
그는 "최 국장은 뭐 하나 명확하게 표현하는 인물이 아니었다"며 "최 국장이 가진 선악의 모호함을 가장 쓸쓸하게 보여줘야 되겠다고 생각했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최 국장이 알고 지내는 교수를 향해 총구를 겨누었을 때 고개를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선호는 "최 국장이 알고 지내는 이를 희생해야 했을 때 선악의 모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특히 최 국장의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인물이) 명암 처리돼 보이니 동작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가 커 보였으면 좋겠다는 걸 의도했다"고 덧붙였다.
최 국장과 폴이 한강 벤치에서 만난 장면도 언급했다. 이들이 서로 김치찌개를 말한 부분에 대해서 김선호는 "최 국장과 폴의 치열한 수싸움"이라고 말했다. 서로에 대해 속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은 신경전이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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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 역을 소화하기 위해 집중한 점이 있다면.
"상황별로 임팩트가 있어야 했다. 가장 큰 숙제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캐릭터를 떠나 '이 신이 왜 이렇게 지루하지?' '목적이 없어 보이지?' 이런 걸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 툭툭 던져서 한다고 해도 '내면에서 이 인물이 여기 왜 앉아 있지?' '왜 움직이지 않는 걸 목표로 가지고 가지?' 고민했다. 시선의 무게나 대사 칠 때 움직임이 최소화되어야 무게가 실린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신경전을 벌일 때 내색하지 말아야겠다는 걸 목표로 들키지 않으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날 선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간 했던 인물은 외적으로 표출하는 거라 교과서처럼 펼쳐졌다면 이건 내 안에 레퍼런스가 없었다. 다른 스파이 영화들을 참고하며 움직임을 최소화 활 때 어떻게 연기하는지 내 것과 접목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끝나고 보니 그 인물을 구축해 나가는 게 설레는 과정이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어떤 작품을 참고했는지 궁금하다.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와 시리즈물 '피키 블라인더스'를 참고했다. 거기 나오는 인물들의 움직임은 엄청나게 많지 않았다. 내가 느꼈던 건 정적인 인물들은 캐릭터성이 엄청나지 않다. 내적으로 움직였을 때 효과적인 건 움직임 하나하나가 갈무리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손가락 하나 움직였을 때 그 힘이 엄청나지더라. 다듬고 노력했지만 부족한 게 많아 갈무리를 노력했고 움직임도 대사도 너무 딱딱하면 안 되니까 그런 점에 신경 쓰며 연기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통해 배운 점 혹은 깨달은 점이 있다면.
"사실 실제 난 그렇지 못한 사람인데 침묵이 주는 의미가 엄청나구나 이번에 연기하며 깨달았다. 말과 말 사이 행간에 보통 무언가를 표현하고 채워주는 걸 많이 고민했다면, 이번엔 정적인 것으로 말 행간에 비워도 이 안에 그 감정이 끓고 있다면 어떻게든 보이는구나, 관객들이나 보는 사람을 상상하게끔 하는구나 느꼈다. 정적인, 말이 없는 침묵의 무게를 어떻게 표현하고 보여주는지 고민하는 것도 훌륭한 지점이란 걸 느꼈다. 그간 멋있는 선배들이 왜 그렇게 말이 없고 그렇게 갈무리가 됐는지 알겠더라. 배움과 자극이 됐다."
-극 중 국장이란 직급이 주는 무게감도 상당했을 것 같다.
"직급, 수장이란 무게감과 능구렁이 같은 최국장의 면모는 타고난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내가 표현하기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내 목소리, 생김새는 이미 바꿀 수 없지 않나. 여기 안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걸 최대한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과거 오디션 볼 때 '너 진짜 평범하게 생겼다'란 얘길 많이 들었다. '큰 특색이 없으니까 의연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며 그게 장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선역이나 악역이나 위트 있는 장면들을 어느 정도 넘나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최국장은 왜 그렇게 프로젝트에 집착했을까.
"이너서클로 발탁된 국정원 요원이다. 엘리트로 발탁되어 그것밖에 없다는 생각 속 키워졌기에 신념과 나라, 민족과 가족을 위해서라고 여긴 것 같다. 여기에 자길 믿고 선배들이 희생하지 않았나. 신념이 강한 사람에게 무게까지 겸해졌으니 애초 죽음까지 생각하고 있었을 것 같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진짜 다행이었던 건 ㅇㅅ가 앞에서 연기하는데 됐다는 만족감이 느껴졌다. 최국장은 알고 있다. 이너서클이 끝나도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니까 끝내도 되겠다, 마무리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지막 연기를 하는데 (ㄱ)ㅈㅎ 선배의 연기 내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스스로 총구를 들이대는데 무섭더라. 겁이 많아서, 평소에도 겁쟁이라 그런지 상상만 해도 무서웠는데 실제로 그런 장면을 찍으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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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이너서클의 수장 최 국장은 모든 일에 냉철한 인물로 시종일관 차분함을 유지한다. 김선호 역시 "총소리에도 눈 깜짝하지 않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캐릭터를 빌드업해 나간 과정을 밝혔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라는 자신만의 신념이 굉장히 강한 인물이라 리스크 아닌 리스크가 있었어요. 배우로서 타고난 생김새, 목소리, 성량은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뭐를 해야 할지 고민했어요. 다른 분이 하셨다면 절제된 최국장이 아닐 수도 있는데 저는 무게감을 보여주기 위해 계속 빌드업했어요."
특히 박훈정 감독과 나눈 많은 대화들이 도움이 됐다. 작품 속에는 단편적으로 드러나는 최 국장의 전사들이 하나둘 모여 신념으로 뭉친 최국장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이너 서클에게 발탁되고 엘리트로 키워진 인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왜 이너서클이 만들어졌고, 죽음 이후의 여러 빌드업과 대비책을 세웠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도 나라를 위해 죽음을 각오했다는 설정이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는 말은 최국장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자 최국장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사다. 김선호 역시 최국장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최국장이라는 인물이 이거 하나로 움직인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무겁게 하고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이 인물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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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머리에 담긴 폭군 프로그램 정보를 넘겨주지 않기 위해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폭군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한 채자경(ㅈㅇㅅ)의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통제에 성공한 자경의 모습을 본 최국장은 희미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지만, 자경의 모습을 보고 희열을 느꼈다고 생각했어요. 최국장이라면 확신을 가지고 죽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폭군은 우리 거야'라고 하면서 총을 쏘는데 실제로는 무서웠어요. 죽음이 이렇게 쉬울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희열이 있다면 원동력으로 한 번의 실행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김선호는 영화 '귀공자'에 이어 박훈정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귀공자' 촬영이 끝날 때쯤 박훈정 감독과 산책하며 나눈 이야기를 통해 합류까지 선택했다는 김선호는 박훈정 감독과의 작업 현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저를 많이 믿어주셨어요. 외적으로 표출하는 대신 내적으로 표출하는 연기가 스스로는 하나의 도전이었거든요. 배우는 이런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다가올 때 겁이 나기 마련이거든요. 누구에게 보여지고 평가받기도 하니까요. 감독님이 '그거보다 재미있어질 수 있어', '봐봐 재미있잖아 한 번만 더하고 끝내자'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부담감은 사라지고 즐겁게 분석하는 시간만 남았어요."
일단 어제 오늘 뜬 인터뷰들 중에서 최국장 부분만 발췌해왔어!
추가할 수 있음 추가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