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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갯마을차차차 홍두식 대사모음 (데이터,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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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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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땅 멀미라 그래
페퍼민트차야
내가 만든 건데
마시면 메스꺼움이 가라앉을 거야

고 생 했 어
(너 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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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도 그쪽 같은 사람들이 많았나 봐

아니, 선조들이 미리 속담까지 만들어 놨잖아
'물에 빠진 사람 건져 놨더니 보따리 내놓으라고 한다'

뭔가 착각하나 본데
내가 지금 그쪽 신발을 건져 준 게 아니야
그 신발이 내 보드 위에 무임승차한 거지
갑자기 이 번쩍거리는 게 눈앞에 딱!
내가 얼마나 식겁했는지 알아, 이거?

어이!
그쪽 해
싫으면 맨발로 걸어가시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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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화국에 불이 나서
전화가 안 돼
지금 고치는 중이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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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이 

그쪽도 반말하라 그러려 했는데 알아서 먼저 하길래
난 오케이
내 반말에는 철학이 있어
난 괜히 격식 차리고 그러다가 어려워지는 거 질색이거든
그리고 요즘에 글로벌이 추세잖냐 외국 애들 봐
장인어른한테 '톰!' 시어머니한테 '메리!'
얼마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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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늙으면은 쪼그라들어서 가벼워진다는데
묵직한 게 아직 청춘이셔

은혜 갚는 거지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우리 감리 씨가 나한테 해 먹인 밥만
구백구십아홉 끼는 되겠네

그래도
고맙잖아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퇴근했어도
할머니는 나한테 치트 키야

맞아요, 맞아, 화투, 화투
화투로 치면 오광에 고도리에 청단, 홍단 다 하고
흔들기까지 한 거지
(아, 그르케 좋은 게 있싸?)
응,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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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사기꾼

그냥... 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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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홍 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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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들어
난 무슨 일을 하든 최저 임금으로 계산해
받아 봐서 알겠지만 2021년 최저 시급이8,720원
4시간 일했으니까 34,880원
통장님 17,440원, 그쪽 17,440원

또 다 거슬러 드리지
자 2천, 5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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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관 비밀번호는 870724

어, 공사할 때 임시로 설정한 거니까 알아서 바꾸고
(근데 이게 무슨 숫자야?)
내 생일

'오빠'라 그랬어, 지금? 아, 소름 끼쳐
오빠라고 부르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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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 내가 워낙 피사체에 까다로운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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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쪽은 본인이 잘났다고 생각하지?
머리 좋아 공부도 잘했을 테고
의사도 됐고
인생이 아주 탄탄대로였겠어
아, 물론 시련도 있었겠지
어쩌다가 덜컹하는 방지 턱 같은 거?
고작 그거 하나 넘으면서
'역시 의지만 있으면 안 되는 게 없어' 그랬을 테고

왜?
남의 인생은 함부로 떠들어 놓고
본인이 평가받는 건 불쾌해?
이봐요, 의사 선생님 뭘 잘 모르시나 본데
인생이라는 거 그렇게 공평하지가 않아
평생이 울퉁불퉁 비포장도로인 사람도 있고
죽어라 달렸는데
그 끝이 낭떠러지인 사람도 있어
알아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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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났구나, 내가 그 때 뭐라고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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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생각해 봤는데
사람은 누구나 다 실수를 해
따지고 보면 그날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몰랐던 거고
아, 솔직히 뒷담화 한번 안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어?
괜찮아, 걱정하지 마
어차피 지금쯤 마을 사람들도
치과 욕 진탕 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공평하게 쌤쌤이라고 치고
앞으로 잘해 나가면 돼
오늘 개업 떡은 돌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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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이렇게 피하기만 할래, 그럼?
엎질러진 물 주워 담지 못할 거면
'물 흘려서 죄송합니다' 사과라도 해
찝찝하게 뭉개고 있지 말고

지금 설마 나한테 의지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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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좀 줘 봐 
손 좀 내밀어 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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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 신발이 말썽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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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씨!
윤혜진 씨!
윤혜진 씨, 윤혜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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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 줘? 소떡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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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서 올해 발생한 무단 투기가 스물네 건
통반장 협의회에서 CCTV 달아 달라고 한 게 아홉 번
그런데 말이죠
여전히 CCTV는 없고 엊그제 또 한 건이 추가돼 버렸네?

아이, 그럼, 이해하지 나 동장님 입장 너무 이해하지
예산은 한정적이고 일은 많고 이거 얼마나 힘드시겠어

그래서 우리가 잡게, 무단 투기범
모든 범죄는 단서를 남기는 법
증거는 이 쓰레기 안에 있겠죠?
그래서 범인이 뭘 먹었는지 뭘 버렸는지
여기서 직접 뒤지려고
찢어? 찢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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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참 안 변해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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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좋은 소리 실컷 들으셔
좋은 경치도 많이 보고
좋은 것도
좀 잡숫고
할머니, 누가 그러는데
부모가 진짜 자식을 위하는 일은
아프지 않는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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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올 때까지 같이 뭐, 기다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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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그동안 내가 너에 대해 잘 모르면서, 너무 심하게 말했어
나도 모르게 함부로 판단했나 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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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해! 동네 시끄러워

길 가다 주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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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까분다 중학생한테 커피 안 팔아

19세 이하 하루 카페인 섭취 권고량은
체중 1킬로그램당 2.5밀리그램이야
근데 네 몸무게는 어림잡아 45쯤?
럼 너한테 허락된 카페인은 112.5
근데 너 아까 초콜릿 먹었지?
여기에 카페인 들어 있어
두 개 먹었으니까 30
바닐라라테가 100 가까이 되니까 그건
네가 지금 커피 마시잖아?
나라가 정해 준 기준을 넘는다는 뜻이야

15 더하기 15 더하기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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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얼굴에서 어떻게 빛이 나니?
난 그거 1도 모르겠더라

닮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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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은 하늘이 두 쪽 나도 일 안 해
나한테는 휴무를 지킬 의무가 있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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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뒈지게 얻어터지고 입이 돌아갔나
말이 헛나온다?
가해자는 너지 그것도 추잡한 성추행범

여기 있네
(뭐야, 너 그 핸드폰 어디서 났어?)
요정 할머니가 주던데?

이까짓 게 아파?
그럼 너한테 그동안 당한 피해자들은 얼마나 아팠을까, 어?
기대해
내가 너 죗값 제대로 치르게 해 줄 거니까

어 되게 엄청 아주 무슨 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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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안 되고 위스키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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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게 산다
손도 작은 게
(나 손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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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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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어, 별일
별일이
엄청 많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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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나, 진짜

대체 무슨 뇌내망상을 거치면
커피 마시자는 말이 좋아한다는 말로 번역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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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좀 보셔!

걱정 마, 꽃보다 이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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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 아웃풋이 돈과 성공이면
치과 눈에 난 대단히 비효율적인 인간이겠구먼

세상에는 돈, 성공 말고도
많은 가치 있는 것들이 있어
행복, 자기만족, 세계 평화, 사랑
여하튼
인생은 수학 공식이 아니라고
미적분처럼 계산이 딱딱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정답도 없어
그저 문제가 주어졌고
내가 이렇게 풀기로 결심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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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좀 시원해진 거 같지 않아?
그러면 어때 그냥 그런대로 널 좀 놔둬

소나기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어
이럴 때는 어차피 우산을 써도 젖어
이럴 땐 '아이, 모르겠다' 하고 그냥 확 맞아 버리는 거야
그냥 놀자,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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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특별히 불편하신 데는 없으시죠?)
있어
(어디요?)
지금 우리 사이
그날 밤 키스 때문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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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치과도 그렇게 편하게 넘으라고, 선
초딩처럼 금 긋고 '선 넘어오지 마' 그러지 말고
지우개도 빌려주고
가끔은 숙제도 좀 보여 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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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낭만에 불을 붙였네
쓸데없이 이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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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음에 꼭'
'맛있는 거 사 주세요'

아무 남자한테나 밥 안 얻어먹는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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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코뿔소인 줄 알았어
들이받는 힘이 이야, 거의 매머드급이야

그쪽 몸이 살상 무기라는 점을 유념해 줬으면 좋겠어

이렇게 조심해서 얘기할게 본인의 몸이
살상 무기라는 사실을 좀…

무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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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
나만 두고
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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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서핑이라는 게 인생이랑 비슷해
좋은 파도가 오면은 올라타고
또 잘 내려가고
파도가 너무 높거나 없는 날에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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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난 이만, 총총

아휴, 지 피디 취향도 참
어떻게 치과가 여자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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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왜 이래?
정신 차려, 홍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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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 순찰 도는 중
어, 치과, 마침 잘 만났다
이거 오가피인데
집에 너무 많아서 그냥 두면 썩을까 봐
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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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근데 너 뭐 잘못했어?

치과가 잡으라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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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이거 봐?
아,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정말 완벽하게
맛대가리가 없네?
와, 쌀이랑 물로 뭐 이렇게 망치기도 쉽지 않은데
이거 왜 시지?

뭐, 이래 놓고 남기지 말라고?
양심 있어, 지금?

어, 도저히 더는 못 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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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과?
영업시간 끝난 지가 언제인데
제발 일찍일찍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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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드리는 말씀인데
난 짜장면을 돈 내고 먹어 본 적이 없어
나를 키운 건 8할이 내기 바둑이란 말씀

삐치셨어? 

아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그럼 뭐라고 부르지?
알았어, 내가 지금 물러 드릴게
대신 이거 딱 한 번뿐이야

어, 자, 자, 자, 자 물렀다, 물렀어
자, 물렀다, 자, 아버지 차례 자, 아버지 차례
아! 자, 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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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 바둑돌을 같이 나눈 사이니까?
옛날에 우리 할아버지가
'득호우라'
'바둑을 통해 좋은 벗을 얻는다'
'바둑판을 앞에 두고 마주 앉은 사이는'
'이미 좋은 친구다'라고 하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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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완전히 틀리게 생각하고 계시네
혜진이
충분히 사랑받았어요
그러지 않고서야 이렇게
사랑 충만한 사람으로 컸을 리 없잖아요

(우리 딸 많이 좋아하나?)
근데
남자 아니고 그냥 친구로

근데 아까 했던 말은 진심이에요
치과 정말 따뜻한 사람이고
그래서 언젠가
그 친구 옆에 정말 좋은 사람이 있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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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도 알아보고 트럭도 구해 보고
아, 골머리 좀 앓았어
뭐, 근데 결국 이렇게 올려놨잖아

평생을 바다에서 지낸 친구라
이렇게 공진 구경 실컷 하라고 올려놨어
사실은 이거 우리 할아버지 배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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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 내 삶이 좋아

이 지뢰 찾기가 지닌 단순함의 미학을 무시하지 마
그리고 여름밤의 논두렁이 얼마나 운치 있는데
알지도 못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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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 때문이에요...

https://gfycat.com/ThoughtfulInconsequentialHyena
https://gfycat.com/RepentantRegalAfricanaugurbuz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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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놈 잡기 좋은 밤이다, 그렇지?

https://gfycat.com/WebbedHandmadeFairyfly
/
혜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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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은 뭐야? 다쳤어?

아이, 아무것도 아니기는 다쳤잖아, 봐 봐
얼마나 다친 거야, 어? 아프진 않아?
아이, 선생님 왔을 때 왜 말 안 하고 가만있었어?

아니, 나는…
너 다칠까 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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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 우리 집은…
아, 처음이 아니지

그, 여러모로 세 번째 그, '삼'이 참 좋은 숫자잖아
삼선짜장
삼세판
최 진사 댁 셋째 딸이 예쁘, 예쁘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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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발 안 씻었어?

그럼 그대로 그냥 가만히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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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생각이 잘 안 나
하나도 안 까먹고 기억하고 싶은데
자꾸 희미해져
할아버지 목소리, 눈빛, 손
우리 할아버지 손이 엄청 거칠었거든?
젊어선 뱃일하시고
나 부모님 돌아가시고는
기름집 했으니까 뭐, 고울 리가 있나
근데 엄청 크고 따뜻했어
그 손으로 컸지,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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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있잖아

원하면 내일 당장 대문 달아 줄게

그럼 철조망 쳐 줄게
아니다…
그냥 지뢰를 깔자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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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당신의 목적을 부정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다음 날도 당신을 부정하는 것이 내 직업이다.
당신을 부정하기 위해 다음 날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이 내 직업이다.
그다음 날도 당신을 기다리다가 당신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내 직업이다.
그리하여 나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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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이 닭똥 같은 눈물을
근데 보라야
그건 아빠가 안 고쳐 주는 게 아니라
못 고쳐 주는 거야

아빠 바보, 응?
삼촌이 고쳐 줄게
삼촌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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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맞아, 나 전치 4주다
아, 아파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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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르바이
오늘 친구 와서 좀 시끄러웠지?
아유, 걔가 원래 좀 그래
따발따발 말도 좀 많고 웃기도 잘 웃고
같이 있으면 아주 사람 정신을 쏙 빼 놓는다니까
그래도
있다가 없으니까 좀 허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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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이제 더는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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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해
그렇게 저돌적인 고백을 받아 놓고
그냥 퉁치고 넘어가면은 비겁하지

나도 치과 좋아해
그렇게 됐어, 아니
그렇게 돼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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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야 그땐 내가 너 그만큼 좋아하는지 몰랐으니까

뭐…
꽤 돼
뭐, 양으로나 질적으로나 너 섭섭하지 않을 만큼은 될걸?

그냥 뭐
바이, 응, 바이칼호 정도는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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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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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 가까이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내 신변 보호를 위해서
앞으로 외부에서는 2미터 내 접근 금지

이게 무슨 2미터야
1미터도 안 되겠네, 지금

국제 규격을 좀 맞춰 주셨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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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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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없이 34년을 살았는데
널 알고 난 이 하루가
평생처럼 길다
윤혜진, 너 뭐야?
너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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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이렇게 주인 없는 집에 와 있을래?
이럴 거면 월세를 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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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지워
서두르지 말고
여기 있는 거 하나하나씩 오래오래
그렇게 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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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뭐, 닭 모가지나 먹을까?

아, 아이, 됐어, 됐어
저, 그냥 그렇게 걱정되면
직접 가서 챙겨 주면 되지 왜 나한테 시켜?
가서 닭 다리 두 개도 주고
아니야, 먹기 좋게 발골까지 다 해서 주면 되겠다

삐지긴 뭘, 누가 삐져
하, 참…
나는
합리적인 제안을 하는 거야
아니, 남자 친구 앞에서 딴 남자 걱정이 되는 정도니까
직접 가서 케어를 하시라고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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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미안해

네 맘 알면서도 괜히 꼬투리 잡은 거
애먼 사람 질투해서 혼자 삐지고 혼자 발작하고
문도 그냥 막 닫고 나가 버리고
그리고 이제서야
사과하는 거

아, 몰라, 나도
난 진짜 내가 쿨한 줄 알았거든?
근데 생각보다 유치하고 구질구질하더라
나 지 피디 닭 다리 뺏어 먹었다?
진짜 찌질하지?
내가 윤혜진 때문에 진짜 매일 낯선 나를 발견하는 중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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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진아
네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나 신경 쓸 필요 없어
네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너한테 선물하는 건데
왜 내 눈치를 봐?
나 아무렇지도 않아, 그러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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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 말은 내가 먼저 해야겠다
윤혜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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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페인트도 칠하고
커피도 내리고 배도 탑니다
현재 특정 직업을 갖고 있지 않아서요

어디에 소속되는 대신 제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 중이라
그, 인생에 대한 관점만 조금만 바꾸면
이렇게 살아도 충분히 행복하거든요

인생은 한 번뿐이고
그리고 저 이미 제가 필요한 거 다 가졌어요
오늘 밤에 잠들 수 있는 푹신한 침대가 있고
저한테는 튼튼한 서핑 보드가 있고
그리고 제 옆에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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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나는 그런 상상
해 본 적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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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나도
나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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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삼촌은 아직도 좀 무서운가 봐
헤어지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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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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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꼭 할 말이 있어
어쩌면 아주 긴 얘기가 될 거야
그래도 들어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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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들은 말 전부 사실이야

도하 아버지 그렇게 만든 사람
나 맞아
그뿐만이 아니라
네가 본 그 사진 속 가족도
내가 망가트렸어
내가
형을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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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얘기...
듣고 가

내가
할 말이 있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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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나 가야 돼
나 가, 가 봐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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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혀엉...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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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가진 걸 전부 다 처분했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사죄할 수 있는 방법이
이런 거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그런데 받아 주세요
제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저, 아저씨 꼭 일어나실 거라고 믿어요
다른 뜻 없어요
그때까지 버티실 수 있게
기다리실 수 있게 해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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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나 형이 너무 많이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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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염없이 걷다가 한강 다리에서 멈춰 섰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여기서 생을 끝내자
그럼
'이 물이 돌고 돌아 바다에 닿겠지?'
그럼 부모님도 만날 수 있으려나'

근데 왜 하필이면 그때였을까?
사는 게 바빠서 소홀해졌는데
아이, 솔직히 잊고 있었는데
띄어쓰기도 맞춤법도 다 틀린 그 문자가
나를 붙잡았어
죽기로 결심한 그날
감리 씨가
공진이
나를 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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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다시 돌아온 거야
죽지는 못했는데
어떻게 살아야겠는지도 모르겠어서
불도 안 들어오는 빈집에 나를 가뒀는데
사람들이 자꾸 문을 두드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그저 나한테 뭘 먹여
날 들여다봐
혼자 있는 길고양이 돌보듯이
무심하고 따뜻하게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막 나한테 뭘 부탁하더라
'화장실의 전구가 나갔다'
'세탁기가 고장 났다'
'잠깐만 와서 카운터 좀 봐줘라'
일부러 그랬던 거겠지

이제
내 얘기는 이걸로 끝이야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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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어
그냥 아직은 믿어지지가 않나 봐
이런 일 처음 겪는 것도 아닌데
겪을수록 낯설고 이상해
툇마루에 앉아 있는 감리 씨 얼굴도 생생하고
저기 길목에서
감리 씨가 손 흔들고 '두식아' 부르는 거 같고
아직은 감리 씨가 곁에 있는 거 같아
그래서 어쩐지
떠나보내기가 싫어
조금만 더 할머니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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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 씨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해
감리 씨한테 형은 그냥
어릴 적부터 사고 한 번 안 친
착한 아들이었고
서울서 회계사 하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고
형은 감리 씨의 기쁨이었어
행복이었고 위안이었고
인생의 이유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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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에 할머니한테 그런 적이 있거든?
왜 내 돈은 안 받냐고
나는 남이라 이거냐고
근데 나 감리 씨 아들이래
손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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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게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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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우리 처음 봤을 때 최악이라 그랬잖아
나는 아니었어
그날 바다에서 어떤 여자를 봤어
한참을 앉아 있는데
눈빛이 너무 슬퍼 보이는 거야
근데 그게 자꾸 마음에 밟혔어
그래서 계속 눈길이 가더라고
근데 그 여자를
이렇게 사랑하게 될 줄 몰랐네

내 637시간의 노동과 맞바꾼 목걸이야
또 갖다가 중고월드에 팔기만 해

현관에는 신발 두 켤레
또 화장실에는 칫솔 두 개
부엌에는 앞치마 두 벌
뭐든지 다 한 쌍씩 놓자
그런 집에서
오늘을, 내일을
그리고 모든 시간을
나랑 함께 살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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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이렇게 잔잔하지만은 않을 거야
풍랑도 있을 거고
태풍이 불어닥치는 날도 있을 거야
(비 좀 맞으면 어때
바람, 좀 불면 어때
우리가 같이 한배를 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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