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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오늘 안에는 써야할 것 같아서 급하게 쓰는 후기 (ㅅ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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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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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또 내일의 섢조 후기가 올라올테니 급하게 어제의 후기를 써봐. 
선호 미모 & 연기 위주고 대부분이 다 아는 익숙한 얘기일거야. 
이번에도 선호는 얼굴 갈아끼웠고 진짜 조 심슨이었지만
아직 연극 안본 덬들이 이해하거나 상상하기 쉽게 
장면 장면에서 떠올랐던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들도 함께 써볼게.  
그렇게 똑같이 연기했다기보다는 이런 느낌, 뉘앙스, 삘이다. 그런데 달랐다 정도? 
물론 순전히 내 느낌, 내 생각. 반박 가능함 ㅋ
 
일단 섢조가 초반 15~20분쯤 후에 등장하는거 알고 있을거야. 
무대 오른쪽 계단에서 등장하는 순간, 크고 우렁찬 발성으로 대사를 치면서 나오는데 
그때의 임팩트는 마치 갯차 1화의 두식이 느낌이야. 
엘르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 있잖아. 
어선을 타는 사람은 파도 소리를 뚫고 말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굵고 짧고 크게 내지른다고. 
산에서의 조도 비슷했어. 등반을 하다보면 파트너와 거리가 멀어질테고,
바람이나 눈보라 소리가 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데 (나만의 생각) 
우렁차고 큰 소리를 내는 선호를 보니 두식이가 생각 나더라고. 
 
이 때의 얼굴은 모두가 말했듯 정말 하얬어. 
이게 우유처럼 불투명한 하얀 피부가 아니라 맑은 쌀뜨물처럼 투명하면서 말간 얼굴.
그런 하얀 얼굴 위에 풍성하고 붕방거리는 숱많은 머리가 올라가있고 까만 눈이 반짝여. 
이 얼굴이 중반에 힘쓰고 힘들 때는 전체적으로 벌게지기도 했다가 
모이스춰선호징처럼 온통 땀범벅이 되어서 눈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안가기도 하고 
마지막쯤엔 다시 하얀 얼굴을 되찾는데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잘생기고 빛나고 해사한 너무 예쁜 선호였어.
 
근데 그 아래의 몸은 정말 컸어. 정말 덬들이 하도 얘기해서 지겨울지도 모르겠지만 
덩치 자체가 크고 두텁고 단단하고 탄탄한 몸.
헬스 열심히 해서 근육이 도드라지는 몸이 아니고
약간 야구선수나 미식축구 선수처럼 넓고 크고 몸의 덩어리 자체가 커.
그리고 다리가 정말 너무 길어서 깜놀.
클라이머라서 하네스를 차고 있다보니 골반에서 허벅지 윗부분까지는 바지가 밀착될 수 밖에 없는데 
정말 넓고 탄탄한 허벅지와 업된 힙이 잘 드러나서 조각상 같고 수려했어. 
다리를 다쳐서 안쪽으로 꺾여있다보니까 오른쪽 허벅지도 계속 살짝 돌아가있는데 
허벅지가 더 굵고 탄탄해보여서 자꾸만 시선이 가더라고. 동시에 내 눈물도 쏙 들어가는 효과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섢조는 산을 좋아하는 천진난만하고 밝은 청년처럼 보였어. 
등산을 할 때나 펍에서 산 이야기를 할 때는 정말 어린애처럼 순수하고 긍정적이고 즐거워 보여.
씩씩하고 에너지 넘치는 쾌남에다 장난끼도 있고 하지만 누나 앞에선 약해지기도 하는... 
초반의 섢조는 정말 열정이 가득하고 반짝이는데 
마치 최강배달꾼 1회에서 카레이싱을 하거나 차를 바라보는 진규 같은 느낌이야. 
그러다가 펍에서 신나게 얘기할 때 자꾸만 머리를 쓸어올려서 티존이 보이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때는 또 갯차 4화의 성추행범 잡던 살짝 돌아있는 두식이 얼굴이 스쳐지나가.
(표정이나 느낌이 그랬다는 얘기야)
 
펍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펍에서는 약간 술 취한 것처럼 혀 짧은 소리를 내기도 하고 
'클라이머' '시울라 그랑데' '매니저' 같은 영어 단어를 말할 때 필요 이상으로 혀를 굴려서 재미를 유발하는데 
긴장이 싹 풀리면서 관객들이 따뜻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해. 
내 기억이 맞는지 모르겠는데 라마 흉내 한번 내고 웃으면서 고개 끄덕끄덕한 다음에 (선호 트레이드 마크 그거) 라마를 한번 더 했었어. 
그때 댄스도 나오고 해맑게 활짝 웃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더라. 
 
중간 중간 진지하게 왜 산을 오르는가를 말하거나 토니 크루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씬에서는 
그야말로 정보전달의 느낌이 강해서였는지 지평이 같은 느낌. 하지만 둥글고 따스하고 젋고 귀여운!
특유의 정확하고 또렷한 딕션으로 음절을 적당하게 끊고 속도를 조절해서 
많은 양의 정보인데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 이해도 쉽게 되는 그 선호 특유의 말투가 나와. 
난 이걸 되게 좋아하는 편이거든. 정말 너무 행복했어.
그러다가 토니 크루츠의 마지막을 얘기하는 그 순간엔 핀 조명이 선호를 딱 비추고
뭔가 감격에 찬 듯 하면서 자신의 우상을 추앙하는 얼굴이 되는데 
눈물이 맺힌 듯이 눈이 반짝반짝거리고 광대를 비롯한 얼굴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서 더더욱 잘생김이 부각되더라.
중간 중간 옆모습이 나올 땐 높은 콧대에 어딘가 샤프하면서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아름다워서 감탄이 나올 지경. 
 
아, 그리고 처음 등장 때 섢조는 초록색 등산복을 입고 있지만 (산 위니까)
다음번에 나올 때는 펍이기 때문에 이 등산복을 허리에 묶고 흰 티셔츠 차림으로 나왔어. 
나중에 묶은 걸 풀고 옷을 올려서 팔만 넣었던 걸 보면 등산복 아랫부분은 지퍼를 채워서 고정시켜놓은 듯 해.
사실은 내가 다른 배우님 공연도 봤는데, 그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초록색 등산복만 입고 계셨거든 
또 다른 배우님은 어떤 차림으로 나오시는지 모르겠는데 (곧 볼 예정)
근데 섢조는 흰 티셔츠 차림으로 잠시 나와서 개이득. 너무 땡큐다. 
 
사실 조가 부상당한 이후에는 보는 나도 너무 괴롭고 힘들고 더이상 외모 감상을 하기 힘들 지경이었어.
무대 곳곳을 기어 다니고, 한쪽 발로 뛰고, 넘어지고 구르는데 
이 때만은 느낌이 비슷한 다른 캐릭터를 떠올릴 수 없었어. 
연습영상만 봤지만 거여키의 선렌틴이 그나마. 비슷한 결일까. 이렇게 고통스러워하고 용을 쓰는 선호는 처음이야. 
 
단, 중간에 언젠가 울먹거리면서 누나한테 말하는 씬이 있었는데 (무슨 얘기할 때였는지는 기억이 잘 안남) 
약간 유령을 잡아라에서 길 잃은 엄마 붙들고 괜찮아 엄마 하면서 엄마 앞에서는 웃고 고개를 돌려서는 우는 씬 있잖아. 
그때의 표정이 떠오르더라고. 반짝거리고 예쁘면서 뭉클한...
어떤 장면인지 생각이 안나서 너무 답답하다. 
 
누나가 포기하려는 조를 일깨워주면서 몇번을 일으키고 얼굴을 잡고, 뒤에서 안기도하고 마주보는 장면들이 꽤 있는데, 덩치 케미가 상당히 좋고 정말 그림이 좋았어. 
선호가 연기할 때 리액션이 좋은 스타일이라 그런지 누나랑 호흡도 너무 좋고 합이 잘 맞는 느낌. 둘이 티키타카도 잘 되는 느낌.
두 사람의 연기를 또 보고 싶을 정도로... 
그 뿐이야? 사이먼하고도 나란히 앉아있을 때나 함께 산을 탈 때 정말 찐친이랑 있는 것 같고
브로맨스가 느껴져서 선호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케미가 좋구나 라는게 체감됐어 
 
그리고 무게감 있고 중요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어딘가 절제된 연기를 하는 느낌이야 
너무 감정적이고 힘이 들어가있으면 약간 메시지를 강요당하는 것 같을 수 있잖아.
하지만 선호는 오버하지 않고 완급을 조절하면서 과하지 않게 담담하게 끌고가는데 
그 모습이 오히려 전달력이 강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서 난 그게 너무 좋았어.
 
중간 중간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게 심각한 순간에도 약간은 재밌을만한 표정이나 액션을 넣고, 
(이를테면 트윅스를 먹는 누나를 바라보는 장면이나 싫어하는 노래를 들을 때처럼)
다른 배우들이 대사를 할 때에도 뒤에서 성실하게 자기 대사를 읊조리면서 목발을 짚고 뛴다거나
로프로 내려질 때 눈을 쓸어서 참호를 만드는 액션을 한다거나
동상을 입은 손의 모습을 살려서 가방 속 침낭을 꺼낼 때 등등
작은 움직임들을 생략하지 않고 디테일을 하나하나 살려서 연기하니까 더욱 빠져들어서 봤던 것 같아.
 
마지막으로 원작 소설, 영화, 연극의 차이를 말하자면 (응. 내가 걔야. ㅈㅍㅁㅇ) 
영화는 전체적인 풍광이나 두 사람의 여정, 조가 귀환할 때까지의 행동들이 시각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고
소설은 영화나 연극에 나오지 않은 디테일이나 순간순간의 감정들
어떤 장소에서 들었던 생각들이나 떠오르는 시구절, 귀에 맴돌던 노래까지 
그리고 사이먼의 입장이나 생각도 매우 잘 나와있어. 
 
연극을 보기 전엔 그 중간이 아닐까 했는데 다른 글에도 썼듯이 
조와 사이먼, 두 사람의 등반 여정의 중요한 부분들만 하이라이트처럼 보여주는 느낌이고 
약간의 극적 허용처럼 생략이나 강조들을 잘해서 연극에 맞게 잘 각색된 것 같아. 
(예를 들면 실제로 사이먼과 조는 설산을 등반하기 위해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연극에서는 등산화만 신고있지. 
발을 두번 구르는 액션은 아무래도 아이젠으로 얼음 위나 눈 위를 잘 고정하려고 하는 움직임인 듯 해) 
 
그리고 연극은 결정적으로 원작에 나오지 않는 새라라는 인물과 경야, 펍과 같은 새로운 공간과 시각, 감정들을 잘 조합해서 훨씬 더 풍부하고 극적이고도 입체적으로 만든 느낌이야. 
정말 원작을 보면서 상상도 못했던 부분이라서 그 상상력에 감탄했지 뭐야. 
그냥 작품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멋있었던 것 같아. 
게다가 무대 전체, 소품 하나 허투로 있는게 없이 정말 하나하나 적재적소에 제대로 활용하고 
배우들의 움직임, 순서, 위치들이 정말 꼼꼼하게 잘 짜여져 있고 그걸 확실하게 기억해야 할 듯해서 
그걸 해낸 배우들이 너무 대단하고 멋있어 보였어. 
 
선호는 마지막에 커튼콜 할 때는 힘들었는지 두 번 다 양손을 편채 무릎에 짚은 상태로 허리 숙여 인사했고 
두번째엔 고개를 들어올리면서 박수를 살짝 쳤어. 
고개를 들었을때 눈은 반짝였지만 표정은 과하게 감상적이지 않고 살짝은 담담해보이는, 하지만 따뜻한 느낌.
김선호, 이렇게 돌아와서 사랑하는 무대에 서줘서 고마웠다. ㅠㅠ
 
운좋게 예대로 터진 어제 공연 이후로 똥손인 나는 1차 2차 티켓팅도 망하고 3차 때는 스케줄이 맞지 않아서
앞으로 섢조를 생눈으로 볼 수 있을지 기약도 없지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더 보고 싶다. 
어제 깜빡하고 오글을 안챙겨가서(바보 멍충이) 너무 한스러워. 
4차 때는 정말 성공했으면 ㅠㅠ 
 
긴글 읽어줘서 고맙고 난 이제 내일부터 올라올 후기 보면서 행복해할래.
앞으로 공연볼 호떡이 수창이들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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