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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김서노 연극 처음 본 호떡의 연기 중심 후기 (ㅅ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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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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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근데 너무 길어졌어
미리경고할게 진짜 길어 미안



선호 실물도 처음
당연히 연기하는 김선호도 처음이야
그리고 연극은 몇 번 본적 있는데
사실 그 장르에 익숙하진 않아
그래서 더 생경하면서도
감탄과 감동이었던 선호의 연극 연기에 대한 후기


우선 등장하자마자
성량이 짱 좋다
아주 쩌렁쩌렁 소리를 내며 등장함
그 발성이 너무 기분 좋게 울려서
난 한 것 없이 앉아만 있는 호떡인데
괜히 저 배우를 응원하는 사람인 것만으로도 뿌듯해지게 만듦


그리고 조의 상황 자체도 그렇지만
연극하는 선호의 목소리는
드라마 연기하는 선호의 목소리보다 훨씬 굵어
두식이도 굵은 편이었지만
두식이는 바닷사람이라 낮고 굵은 남성적이고 투박한 느낌이라면
조의 목소리는 두껍다고 해야 하나..
무슨 차이인지 콕 집어 설명하긴 어려운데
연극배우 김선호의 발성은 굉장히 알차고 두꺼운 통나무 같았어
그리고 어느 정도 이상의 높이를 유지함
아주 낮게 내려가진 않더라
그런 기술적인 부분의 크고 작은 차이들이
확 와닿게 느껴졌어


중간에 외국어를 말할 상황이 몇 개 있는데
그 대사들도 한국어로 받아적을 수 있을 수준으로
발음이 정확해 뭉개지지 않아 씹지도 않아
대사 개많은데 그걸 어떻게 그렇게 한번도 절지 않고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는 건지 신기하더라
연습을 얼마나 했을까
대사 소화하는 것만 봐도 김선호가 연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겠어
그냥 그건.. 좋아해야만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양과 난이도야


글고 중간에 욕을 마니 하는데
조가 하는 욕은 ㅠㅠ
아닌 경우도 있지만
생사를 오가는 고통 속에서 지르는 비명에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이게 영어로 쓰인 극이니까
영어권 사람들이 fu**을 외치는 상황을 상상하면 쉬움
(난 갠적으로 욕이 쓰이는 상황이 한국적이진 않다고 느꼈음ㅋㅋ외국 작품이 원작이라)
그래서 같은 ㅅㅂ도 상황에 따라 너무 다르게 들리는데
가끔 그 욕이 심장을 파고드는 것 같을 때가 있어
욕은 상스럽잖아 원래
근데 조가 욕을 할 때는 그냥 그게
욕의 언어로 표현되어서 욕인 거지
그냥 언어의 형태를 띤 비명 절규 그렇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그걸 그렇게 받아들이는 나도 신기했고
그렇게 만드는 선호가 정말 대단하다 느낌


그리고 나는 원래
이런 걸 볼 때 내가 우는 걸 알고 우는 사람이거든
아무리 슬픈 공연을 봐도
눈물이 내가 인지하기 전에 흐르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인데
오늘은 어느새 내가 울고 있었음
생존하고자 하는 존재의 욕구가
말 그대로 육체를 불사지르는 고통을 느끼면서도
삶을 향해 그 무거운 다리를 이끌고 나아가는 조의 생명력이
약간 본능적인 부분을 건드린 것 같기도 해

그래서 살고자 하는 조의 그 본능과 투지가
나도 모르게 나를 울게 만든 것 같아

이 극은 동물적이야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고통과
원초적인 의지를 표현해야 해
인간은 행복하려고 산다? 그런거 아님
걍 살아 있으니까 사는 거고
죽기 전엔 죽지 않아
죽지 않는 게, 생존하는 게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삶의 목적이야

선호는 온몸으로 그걸 표현해
다친(척 하는) 다리를 질질 끌고 무대 위를 기어 다니며
비명을 지르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관객을 시울라그란데로 오게 해
그걸 직접 목격하면서도 신기했어
저 사람이 진짜 다친 거라고 믿게 만드는 연기가

무대가 영상보다
관객과의 거리는 가까운데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몰입이 안될 때도 있잖아
좀만 어색해도 그렇게 돼
관객이 그 무대가 무대라는 걸 인지하게 만드는 순간
관객은 저멀리 달아날 수 있지

근데 나는 오늘
나무합판으로 만든 산에서 설산을 봤고
거기에서 낑낑거리며 죽어가던 조를
평온히 바라볼 수도 없었어
그건 다 진짜였어 그 순간만큼엔
그런 연기를 김선호가 하더라

그리고 동사하기 전에는 참을 수 없는 졸음이 쏟아지고
결국 죽게 되면 온 몸이 뒤틀린 채 입을 벌리고 죽게 된대
조가 거의 죽기 직전에 너무 졸리다고 하면서 말할 때
선호 계속 입을 아래 턱이 늘어지게 벌린 채로 말하거든

난 사실 공연 보고 나서 동사하면 어떻게 죽는지 찾아보고
위 내용들을 안 건데
그걸 알기 전에도 선호 연기 만으로도
사람이 너무 추우면 저렇게 되나보다 싶었어
피도 안 나고
얼굴에 얼음 하나 안 맺힌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죽어가는 연기를 그렇게 사실적으로 할 수 있단 게 놀랍더라
그냥 김선호는 극 중 모든 상황을 믿게 만듦

그래서 잘한다고 감탄하는 건 오히려 나중이야
극이 끝난 후
아 그게 연기였지 하게 되는
그때는 그냥 나도 모르게 울고 응원하고
나중에 살아돌아와서 사이먼을 만날 때 짓는 환한 웃음에
그제야 맘을 놓게 되는


단순히 감정이 몰입하게 되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온 몸이 조의 조난 상황을 이해하고 믿게 만들게 해줬어
타인의 육체적 고통 만큼 철저하게
타인의 것인 고통이 없다는데
실제로 아픈 게 아니었음에도 그런 육체적 고통을 생생히 전하며
아주 철저히 외로웠던 조를 연기해낸 김선호가 너무 대단해


난 선호가 너무 보고 싶었어
우리 다 마찬 가지였지
그래서 터더보를 보러 갔는데
분명 무대 위 그 사람은 김선호인데
김선호가 아니더라
그래서 여전히 선호가 보고싶은 그런 맘이야
그러니까 팬미팅해줘(이상한 결론


진짜 아까 그렇게 분명하게 사실적으로 존재했던
무대와 배우들이 전부 신기루 같다
눈앞에 있었는데 거짓말처럼 사라졌어
그래서 오히려 더
그게 정말 일어난 일이구나 싶어
김선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무대 위의 순간이 흐르는 내내
역할로서 존재해서 정말 그 이야기가
실제처럼 한번만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주네
앞으로 두달동안 아트원씨어터에서 매일 같은 일이 일어날 텐데
그런거 다 모르겠어
그냥 조는 진짜 죽다 살아났어 그리고 앞으로 잘 살 거야
마치 한번밖에 없는 인생처럼


무대 위의 김선호는 생생했지만 낯설었고
내가 알던 그 사람임과 동시에 처음 보는 조 심슨이라는 사람이었어
그러다 커튼콜 때
진이 빠져서인지 무릎에 손을 얹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던
선호의 반짝이는 눈을 봤을 때 그제야 알겠어
저 사람이
연기를 사랑하는 김선호
지금 행복한 김선호
우리가 아는 김선호라는 걸


배우의 연기를 실제로 보며 이런 경이를 느끼는 건 처음이야
그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에게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니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김선호 평생 연기해줘
그리고 팬미팅도 해줘 보고싶으니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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