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하현승은 김민훈(광주진흥고)과 “망고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옆에서 들은 협회 관계자가 하현승에게 다시 한번 의사를 확인했고 하현승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때부터 ‘망고 공수 작전’이 시작됐다.
협회 관계자는 타이베이 시내 청과물 시장으로 향해 약 1시간 동안 망고를 찾아다녔다. 대표팀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애매한 망고가 아닌 제대로 된 망고가 필요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만 망고 중에서는 아이원 망고가 최고로 꼽힌다. 애플망고처럼 붉은색을 띠고 향이 진하면서 단맛도 강하다”며 “5∼7월이 제철이라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었다. 상점 5곳을 돌아다닌 끝에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오후 10시가 돼서야 두 손 가득 과일 상자를 들고 숙소로 돌아온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을 불러 모아 망고를 나눠줬다. 단순히 ‘망고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본 정도로 생각했던 하현승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현승은 “민훈이와 한국에 있을 때부터 대만에 가면 현지 망고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며 “망고를 먹고 힘이 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협회에서 이렇게까지 노력해 주신 것에 감사했고, 부담까지 생겨 대만전에서 열심히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선수들의 만족도는 100%였다. 하현승은 “한국 망고가 밍밍하다면 대만 망고는 살이 쭉쭉 찌는 맛일 정도로 당도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김민훈은 선수당 배정된 한 박스를 먹은 뒤 추가로 한 박스를 더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망고가 담겨 있던 박스를 다시 찾아가 기웃거렸다는 후문이다. 박근서(서울디자인고)는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단맛이 났다. 끝내 망고를 구하지 못한 민훈이가 나에게 오더니 망고를 한 입만 더 달라고 졸랐다”고 웃었다. 망고의 힘을 받은 박근서와 김민훈은 나란히 8일 싱가포르전과 9일 태국전에 선발 등판해 각각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