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윤하는 지독했던 연패 기간을 돌아보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을 시간을 어떻게 버텼느냐는 질문에 그는 "매일매일 그저 견디다 보니까 버텨진 것 같다"고 담담히 답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에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던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김윤하는 "오랜만에 승리하는데 '왜 안 웃고 있냐'며 더그아웃의 선배들이 농담을 건네준 덕분에 아웃 카운트가 잡히면서 비로소 표정을 풀 수 있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기나긴 연패 기간 그를 지탱해 준 것은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격려였다.
그는 "어린 나이에 큰 시련을 겪는 걸 마음 아파하면서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패배는 너 혼자만의 몫이 아니니 연패에 신경 쓰지 말고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면 언젠가 깰 수 있다는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승리 후 그의 휴대전화에는 초등학교 시절 지도자부터 현 소속팀 코치진, 동료 선후배들의 축하 메시지가 쏟아졌다.
지인들에게는 일일이 답장을 보냈지만, 밀려드는 팬들의 응원에는 차마 모두 답할 수 없어 소셜미디어로 벅찬 감사 인사를 대신해야 했다.
혹독한 시련을 통과한 김윤하는 "18연패가 2년 동안 이어졌기 때문에, 이제 야구를 하면서 웬만한 시련은 나를 흔들리게 만들지 못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5촌 조카인 그는 최근 삼촌으로부터 왜 연락이 없느냐는 애정 어린 질책을 듣기도 했다.
김윤하는 "아침 일찍 전화를 드렸지만 바쁘신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단단히 마음먹고 다시 연락드릴 예정"이라고 쑥스럽게 웃었다.
마침내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온 그의 다음 목표는 더 이상 마운드에서 자신과 싸우지 않는 것이다.
김윤하는 "연패 기간 나도 모르게 맞으면 점수를 주고 패배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피하는 피칭을 했던 것 같다"고 자책했다.
이제 무거운 짐을 완전히 내려놓은 그는 "앞으로는 나와 싸우지 않고 온전히 타자와 묵직하게 싸우겠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