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웃을 날 없었던 국대 포수 책임감… 실타래는 한 번에 풀리지 않는다, 지금부터 시작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실망감을 안기고 있는 SSG의 팀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무겁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오히려 코칭스태프가 분위기를 살리려 애를 쓰지만, 자꾸 되풀이되는 패배와 멀어지는 가을에 선수들의 기가 쉽게 살 상황은 아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표정이 어두운 선수 중 하나는 팀의 주전 포수인 조형우(24·SSG)다. 본격적인 풀타임 주전 포수로 시즌을 개막했지만, 공·수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다. 웃을 날이 많지 않다. 공격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 마운드가 부진하면 그 화살이 온전히 조형우에게 쏠린다. 어쩌다 마운드 성적이 좋은 날도 타격에서 안타를 치지 못하면 또 비난이 쏟아진다.
개인 타격 성적은 물론 신경 쓸 것이 많은 포수의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이숭용 SSG 감독도 이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사실 누가 봐도 투수들이 못 던진 날도 많았다. 이 감독은 "잘 보면 투수들의 반대 투구가 너무 많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팀이 그 휩쓸려 나가는 타이밍에 포수가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한 날도 적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감독도 "억욱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것도 포수"라고 했다.
사실 볼 배합의 경우는 정답이 없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풍부한 포수는 아니다. 입단 이후 100경기 이상 뛴 시즌은 지난해가 처음이고, 그것도 베테랑 포수 이지영과 지분을 상당 부분 나눴다. 올해처럼 집중적으로 주전 포수로 뛴 것은 처음이다. 그 과정에서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시기도 분명히 있었다. 사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볼 배합을 했는데 투수들의 전체적인 경기력이 떨어지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는 능력이 모자랐다.
타격 성적도 기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조형우와 SSG를 둘러싼 실타래는 사정없이 꼬이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조형우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어차피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조형우가 그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당장 대체할 만한 선수도 마땅치 않았다. 조형우가 이를 이겨내고 내년 그 이후를 위한 밑거름을 쌓길 바랐다.
꼬인 실타래는 그냥 풀리지 않는다. 어떻게 꼬였는지 보면서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 어설프게 달려들었다가는 오히려 더 꼬이기 마련이다. 조형우도 주전 포수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통감하고 공부에 매진했다. 새로운 볼 배합을 연구하고, 투수들의 성향과 상황에 맞는 볼 배합에 골몰했다. 근래 들어 계속 볼 배합과 상대 타자 성향에 대해 나머지 공부를 하고, 쉬는 날에도 데이터를 잡고 놓지 않는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이야기다.
벤치에서 사인을 내줄 수도 있지만, 이 감독은 그것이 선수와 팀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조형우가 사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투수들을 더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형우의 최근 사인을 보면 조금 더 독해진 감이 있다. 투수가 머뭇거려도 같은 사인을 또 누른다. 그리고 책임을 지려 한다. 그게 '주전 포수'라는 것을 차츰 배워가고 있다.
지난 주 SSG가 좋은 성적을 냈던 것은 결국 선발이 잘 버텨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발 투수들을 모두 이끈 포수가 바로 조형우였다. 같은 구종을 던지더라도 패턴을 달리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마운드 성적이 좋지 않을 때 비판을 받았다면, 지난 주는 그 발전의 칭찬을 받는 것이 온당했다.
여기에 타격에서도 대활약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많아졌다. 조형우는 지난 주 6경기에 모두 나가 24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500, 2홈런, 6타점, 출루율 0.583, 장타율 0.950, OPS(출루율+장타율) 1.533이라는 대활약을 하며 팀의 호성적을 이끌었다. 주간 단위로 봤을 때 개인 경력에서 가장 타격이 호조를 보인 시기이기도 했다. 근래 들어 꾸준하게 볼넷을 골라내며 감을 살리더니 지난 주에는 장타가 폭발하며 팀 타선을 이끈 축으로 떠올랐다. 자신이 아시안게임 대표 포수로 뽑힐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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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감독의 말대로 올해 SSG의 반등, 그리고 더 중요해진 내년 성적의 키는 조형우가 쥐고 있다. 처음부터 완성형으로 태어나는 포수는 없다. 아픈 경험도 쌓으면서 더 성숙한 주전 포수가 될 수 있을지 모두의 눈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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