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11경기 만에 마수걸이포 터뜨린 NC 블레인 “아내가 ‘이제 증명해야 될 때야’라고 했는데 홈런 쳐서 기쁘다” [남정훈의 비욘드 더 그라운드]
경기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블레인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경기 시작 전 비가 내린터라 워낙 습하기도 했지만, 홈런의 기쁨이 가시지 않았으리라. 블레인은 “정말 홈런을 치고 싶었다. 기다려왔던 만큼 중요한 순간에 나왔기에 어깨에 짊어졌던 짐을 한결 내려놓은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하지는 못했단다. 블레인은 “두 번째 타석에서 웰스에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는데, 그때 공격적으로 피칭하더라. 그래서 세 번째 타석에선 타점만 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라면서 “잠실구장이 워낙 큰 구장이기 때문에 넘어갈 것이란 생각은 못하고, 2루타를 기대하면서 열심히 달리고 있었는데 운 좋게 넘어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블레인은 높은 코스의 공에 자신이 있다. 이날 떄린 공도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난 높은 코스의 패스트볼이었다. 블레인은 “상단존을 계속 지키고 있다보면 떨어지는 변화구에도 대처가 잘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높은 코스에 좀 더 잡아놓고 치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NC 선수들은 마수걸이포를 터뜨린 블레인이 더그아웃에 돌아왔을 때 아무런 호응을 해주지 않는 ‘침묵 세리머니’로 맞이했다. 다만 그 침묵이 다소 길었다. 블레인은 “홈플레이트를 밟을 때 박민우가 손으로 침묵하자는 제스쳐를 취했기에 ‘침묵 세리머니’를 할 것이란 건 눈치채고 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블레인은 지난 21일 LG전에서 수비에서 실책을 저질렀고, 공격도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자 이호준 감독은 3회말 수비에서 바로 블레인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에 대해 묻자 블레인은 “처음엔 다소 놀랐지만, 내 역할을 못 한 게 맞다. 감독님의 오더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고, 감독님을 믿는다”라고 답했다.
블레인의 아내는 축구 선수 출신이다. 운동 선수 출신의 아내는 블레인을 누구보다 이해해주고, 때로는 채찍질도 해주는 동반자다. 그는 “아내가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독려해준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경기 전에 ‘이제는 좀 증명해야 될 때가 됐다’라고 얘기해줬다. 그래서 홈런이 나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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