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의 숙명일까. NC 김형준은 1일 창원 삼성전 7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때렸다. 하지만 경기 후 그는 자신의 홈런보다도 올 시즌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동료 투수들의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김형준은 “저희 불펜이 정교한 컨트롤로 던지는 투수들은 아니지 않나. 자기 구위를 믿고 던져야 한다. 안타를 맞더라도 자기 공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아직 좀 부족하다. 계속 역전패가 나오다 보니 이해는 하면서도 계속 그렇게 가면 또 안 될 것 같고. 어제처럼 (볼넷으로) 지나 (안타를) 맞아서 지나 똑같은 패배 아니냐. 투수들이 그런 걸 좀 느끼면 좋겠다”고 했다.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다. 투수들을 붙잡고 수도 없이 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형준은 “그렇게 말을 하면 투수들도 다 ‘알겠다’고 한다. 사실 본인들도 많이 답답할 거고 힘들 거다”라고 했다.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전날과 이날 경기에서 다시 확인됐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애먹었던 투수들이 이날은 자신 있게 존 안으로 공을 꽂아 넣었다. 전날과 달랐던 건 역시 점수 차다. 7회 손주환은 4점 뒤진 상황에서 공을 던졌다. 8·9회 전사민과 임지민은 5점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김형준은 “다들 스트라이크를 잘 넣었다. 그걸 어제 던졌더라면 좋았을텐데”라며 “아무래도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어리다 보니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자기 퍼포먼스가 안 나올 수 있다. 본인들 스스로 느끼고 잘 해결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어린 투수들만의 고민이 아니다. 20대 일색인 NC 불펜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김진호(28) 역시 올 시즌 유독 볼넷으로 힘겨워하고 있다. 전날도 6회 불펜 첫 주자로 올라와 볼넷 2개를 내주고 교체됐다. 김형준은 “진호 형도 엄청 힘들어한다. 라커룸 바로 옆자리인데 어제도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호 형도 본인 구위를 믿고 좀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구위만 따지면 NC 불펜은 리그에서도 첫 손이다. 전날 기준으로 불펜 9이닝당 삼진 8.84개로 전체 1위다. 그러나 볼넷 역시 9이닝당 5.44개로 2번째로 많다. ‘자기 공을 믿고 승부해야 한다’는 김형준의 말은 모든 투수에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특히 NC 투수들에게 절실한 이야기다.
투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풀어냈지만, 막상 타석에서 때려낸 홈런에 대해서는 그리 설명이 길지 않았다. 김형준은 “상대 투수(이재희)가 워낙 직구가 빠르고 슬라이더도 좋으니까 직구 타이밍에 맞춰서 대처하려고 했다. 앞서 안 쳐야 될 공을 2번 헛스윙했다. 빠른공 타이밍에 돌렸는데, 솔직히 운이 많이 작용했다”고 했다. 직구를 준비했다가 슬라이더가 들어오니 순간 타이밍을 다시 잡고 때려낸, 기술적인 타격이었다는 말에 김형준은 “아니다. 전혀 기술적인 타격이 아니었다. 솔직히 그냥 운이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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