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활약에 만족은 없었다.
박정우는 "아직 멀었다. 반짝이다. 어제는 투수들이 나를 분석도 안 했을 것이고, 그냥 왜소하니까 직구로 빨리 아웃시키려고 생각한 결과라고 본다. 사실 나도 솔직히 그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대한민국 넘버원 투수고, 마무리도 상위권 레벨 투수인데. 아마 누구도 내게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조차도 마지막 타석에서 '또 욕먹겠구나'라고만 생각했다. 2아웃 만루에서 못 치면 욕먹는 것 아닌가. 어차피 내게는 직구만 던질 게 뻔한데, 나랑 쉽게 쉽게 승부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직구만 보고 쳤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더그아웃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올해, 박정우는 후배들을 위해 그 시간을 쓴다.
박정우는 "감독님께서 대전에서 한번 부르셔서 '중요할 때 언젠가 나가게 되면 잘될 것'이라고 말을 많이 해 주셨다. 내가 그래서 막 숙이고 다니면 안 되겠더라. 후배들이 보고 배울까 봐. 민규도 실수하면 뭔가 내 꼴 날까 봐, 실수 많이 하는 선수 될까 봐. 벤치에 있으면 생각이 바뀌더라. 애들이 나처럼 되면 안 되지 않나. 왜냐하면 얘네들은 어리고, 한번 실수하면 '진짜 2군 가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많이들 하니까. 그러면 내가 '너 없이도 팀 잘 돌아간다. 제가 실수해도 금방 잊히니까 너도 빨리 잊고 해라'라고 이야기한다. 진짜 나 같은 사람이 안 됐으면 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박정우는 올해 57경기에서 47타석밖에 서지 못했다. 한 타석 한 타석이 귀하다. 그럼에도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우는 "그냥 나가면 무조건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간다. 한번 못 치면 또 한동안 못 나가니까. 어떻게든 나가려고 공에 맞으려고도 하고. 그냥 공 보고 공 치기 하려고 한다. 어차피 투수들이 나를 잘 모르고 분석이 잘 안 되어 있으니까. 나는 남들이 한번 쉴 때 한번 나가서 안타 2개를 쳐야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또 못하면 욕을 많이 먹을 테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전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좀 바뀌었을까. 박정우는 여전히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고 있다. 대신 유쾌하게.
"딱 진짜 후회 없이 하고 싶어요. 솔직히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진짜 이 생각 하는지 엄마 아빠도 몰라요. 아쉽지 않냐고요? 내 운명이죠. 10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한 내 운명이죠. 근데 또 포기하려고 할 때쯤 또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나도 한번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그런 심정으로 해야 주눅 들고 그런 플레이가 안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어차피 그만둘 건데'라는 마음으로 하면 더 잘되는 것 같기도 하고, 올해는 또 수비나 주루에서 사고도 안 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