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일한 선수단, 낡은 현장 야구, 움직이지 않는 프런트 구단 운영 철학부터 육성, 현장 운영까지 시스템 재점검 필요
롯데 프런트가 선수 영입 등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지난해 롯데는 프로야구 대흥행 속에 연간 매출 811억원, 영업이익 165억원, 그리고 당기순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팬들의 엄청난 사랑 속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하면서 KBO 구단 중 영업이익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FA시장에서 지갑을 열 만도 했으나 롯데의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 롯데 구단 자체는 외부 FA 영입을 검토했으나 모그룹에서 반대해 접었다는 설이 많다. 하지만 성적을 내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가 있었다면 프런트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모그룹 수뇌부를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만 했다.
성민규 전 단장 시절의 FA 영입 실패가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과거의 실패를 이유로 현재의 투자를 멈춘다면 경쟁에서 계속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구단 간 합의된 트레이드가 모그룹에서 최종 거부되면서 트레이드도 소극적으로 변한 면이 없지 않다. 오죽하면 "프런트가 일을 안 한다"는 말까지 나올까. 전년도 7위였던 팀이 뚜렷한 전력 보강 없이 FA 선수 영입 등으로 작년보다 전력이 좋아진 팀들을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다.
카리스마와 뚝심으로 대변되는 김태형 감독의 리더십도 권위적이고 올드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필승조 투수들을 연투시키거나 멀티 이닝을 무리하게 소화시키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구위가 좋은 불펜 투수 현도훈을 최근 7일 동안 5차례 등판시킨 게 한 예다. 선수층이 얕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으나 최근의 팬 눈높이와는 맞지 않는다.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흐름을 바꿀 만한 정교한 작전이나 벤치의 개입 타이밍이 한 박자 느리거나 단조로워 경기 후반 역전을 당하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김 감독 부임 이후 3년 차를 맞을 때까지 외부 FA 영입 등 구단의 지원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은 고려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른 해는 2017년이었다. 그 이후 작년까지 8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롯데의 부진을 특정 선수나 감독 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프런트의 소극적인 의사결정, 시대 변화에 둔감한 현장의 운영, 그리고 긴장감을 잃은 선수단이 맞물리며 지금의 결과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는 톱니바퀴로는 결코 승리라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롯데에 필요한 것은 몇몇 부품의 교체가 아니다. 구단 운영 철학부터 육성, 현장 운영까지 이어지는 설계도 자체의 재점검이다. 그렇지 않다면 거인들의 암흑기는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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