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김건희 역시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김건희는 "제 나이에 슬럼프라는 말을 꺼내기는 조심스럽고, 못하면 그냥 '내 실력이 부족하구나' 하면서 연습하고 그랬다. 분해서 집에 못 갈 때도 있었다. 야구장에서 잔 적도 몇 번 있다. 혼자 앉아서 '오늘 왜 못 했지' 생각하면서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돌아봤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지 않았다. 그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먼저 움직였다.
그는 "그럴 때마다 그냥 '버티면서 해보자' 생각했다. 그러면서 야구 잘하시는 선배님들께 물어보고, 다른 팀 선배님들께도 여쭤보고, 그 조언을 빨리빨리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이제는 밥도 잘 먹고, 여유도 있는 것 같다"고 싱긋 웃었다.
이어 "삼진 먹을 용기로 하고 있다. 강병식 수석코치님께서 '삼진 먹어도 본전이다. 수비 잘해주고 있으니까 (타격은) 덤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형종 선배님도 저 힘들 때 가장 먼저 전화해 주신다. 2군에 내려가셔서 엄청 답답하셨을 텐데 먼저 전화해 주셔서 '무게감을 다 짊어지지 말라'고 해주셨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건희는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은 것은 맞지만, 조심스럽다. 지금은 팀이 이겨야 한다. 기대는 하지만 제가 설레발칠 위치도 아니다. 행동 하나하나 플레이 하나하나에 무게감을 갖고 겸손하게 잘하겠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새롭게 떠오른 '차세대 포수'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허)인서 형은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형이다. (같이 언급돼서) 좋은 것 같다"면서 "같은 포수고 경쟁을 해야 하는 위기는 맞지만, 그 사람들을 경쟁자로 보면 너무 악의적인 것 같다. 서로 잘해서 한국 야구가 발전을 해야 한다. 국가대표가 되는 포수가 있으면 그 사람이 잘한다고 인정하면 된다"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의 성적과 목표에 대해서는 매 질문 조심스럽게 답했지만, 단 하나, 팀의 가을야구를 말할 땐 어느 때보다 눈이 빛났다.
김건희는 "가을야구 갈 거다. 저희가 안 된다는 법은 없다. 팀원들 다 가을야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헛되이 보내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님들이 앞에서 너무 잘 받쳐주고 계신다. 뒤에 하위타선, 어린 선수들이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