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평균자책점 1위' 스무살 선발... 화수분 두산이 돌아왔다
올시즌 최민석의 성적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순히 신예 투수의 깜짝 돌풍 수준이 아니다. 당초 기대치였던 하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책임지는 것을 훌쩍 뛰어넘어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도약할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직전 등판인 5월 7일 LG 트윈스전 5이닝 1실점 투구 이후 12일만에 선발 등판한 최민석은 19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7이닝 1실점(비자책)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쾌투를 펼치며 팀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4승째를 거두며 거둔 최민석은 이날 투구로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투구 내용이었다. 최민석은 5회 2사 이후 상대 타자 도태훈에게 볼넷을 허용하기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최고 구속은 140km/h 중반대에 그쳤지만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스위퍼, 포크볼을 섞어 NC 타선을 잠재웠다. 특히 좌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평균 141km/h 커터의 위력이 압도적이었다. NC는 최민석을 대비해 왼손 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대거 배치했지만 별무소용이었다.
지난해까지 최민석은 대부분의 투구가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인 투피치 유형에 가까웠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부터 커터를 본격적으로 장착하며 투수로서 한 단계 진화했다는 평가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궤적이 다른 커터를 추가하며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가 가능해졌고,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도 향상됐다. 완성형 선발 투수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여기에 마운드 위에서 보이는 경기 운영 능력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볼넷 허용(9이닝당 4.73개)이 다소 많은 점은 아쉽지만 공격적인 투구를 바탕으로 이닝 당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19일 NC전에선 7이닝 동안 투구 수가 90개에 불과했다. 이날 배터리를 이룬 포수 양의지가 경기 후 "볼 끝 움직임과 제구가 좋고 베테랑처럼 멘털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고 호평한 이유다.
현재 중위권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은 1승이 급함에도 지난 8일, 최민석을 과감히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장기레이스를 염두에 둔 철저한 관리 차원이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아직 스무살(만 19세 10개월)인 최민석에게 풀시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기조 아래 열흘 이상 휴식을 부여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현명했음은 바로 입증됐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최민석의 투구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뛰어났다.
최민석의 올시즌 현재까지의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총 8경기에 선발 등판한 최민석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 중이다. 19일 호투를 통해 타 구단의 쟁쟁한 선발 투수들을 모두 제치고 평균자책점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선발 투수의 미덕인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도 이미 5번이나 달성하며 외국인 선발 투수 못지 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특히 타 팀의 신진급 투수들과 달리 빠른볼에만 의존하지 않고 무브먼트와 제구, 완급 조절로 타자를 상대한다는 점이 한층 더 경쟁력을 갖는다.
향후 전망도 낙관적이다.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어서 시즌 중 체력 관리와 경험 축적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미 유망주로 평가할 단계는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전반기 종료까지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안정감있는 투구를 펼친다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은 따논 당상이다.
무엇보다 두산이 기대하는 것은 향후 10년 가량을 책임질 국내 선발 에이스의 출현이다. 곽빈 이후 차세대 국내 선발 자원을 고민해온 두산 구단 입장에서 최민석의 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투심과 커터로 타자들을 봉쇄하는 스무살 선발 최민석이 평균자책점 선두 자리를 계속 지키며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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