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은 이날 포심 최고 157km에 슬라이더, 커브, 스위퍼를 섞었다. 커브는 최저 121km, 스위퍼는 128km서 135km 사이로 구사했다. 공이 빠른데 ‘볼볼볼볼’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물론 제구가 완벽하지는 않고 기복은 있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박준현은 마음을 먹으면 160km을 찍을 수 있다. 그러나 굳이 욕심 내지 않고 150km대 중반을 5이닝 안팎으로 뿌리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6회에도 155km까지 나왔다는 게 중요하다. 이날 데뷔 후 처음으로 6이닝을 던지면서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빠른 공을 꾸준히 스트라이크존에 꽂는 스태미너와 최소한의 컨트롤이 있으니, 변화구 승부도 통한다. 느린 커브는 박준현이 손쉽게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121km 커브는 6회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초구에 꽂았다. 심지어 스트라이크로. 초구에 커브에 타이밍을 맞출 준비를 하는 타자는 없다. 그런데 강속구 투수가 초슬로우 커브라니, 마구였을 것이다.
굳이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않더라도 헛스윙이나 약한 타구를 유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슬라이더는 조금 더 빠르면 더 효과적이지만 패스트볼이 빠르고 어느 정도 제구가 되니 통할 수밖에 없다. 이날 호투는 박준현의 실링이 생각보다 더 높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인이 스위퍼를 구사하는 것도 놀랍다. 스위퍼는 익히기 쉬운 구종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안 맞는 투수들도 있다. 박준현도 아직 완전히 손에 익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양념처럼 섞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스위퍼를 제 3~4구종으로 만들면 당연히 득이면 득이지 실이 될 게 없다.
키움은 박준현을 철저히 관리한다. 일요일에만 고정적으로 등판을 시킨다. 등판 간격을 충분히 두게 하고, 무리를 시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4경기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29다. 피안타율 0.224, WHIP 1.53이지만, 평균자책점은 낮다. 기대이상의 성적이다.
박준현에게도 어느 정도의 이닝 제한은 적용될 전망이다. 올해 키움 토종 선발진 물량이 의외로 괜찮기 때문이다. 단, 아무리 물량이 많아도 박준현에게 꾸준히 선발로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고졸 신인이 이 정도로 던지는데 기회를 안 주는 건 말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