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민석은 "앞선 세 타석에서 내 스윙을 못하고 범타로 물러났다. 네 번째 타석만큼은 죽더라도 내 스윙을 하고 후회 없이 돌리자는 생각이었다. 대기 타석에서부터 이진영 코치님께서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준비하고 타석에 들어갔는데 운이 좋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기뻐했다.
맞는 순간의 느낌을 묻자 김민석은 "넘어갔다고 느끼진 않았고 외야수 뒤로는 넘어가겠다 생각했는데 홈런까지는 예상 못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전날부터 이어진 불펜 소모가 많은 상황에서 터진 홈런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그는 "야구라는 게 한 점 한 점이 되게 소중하다는 걸 최근 경기에서 많이 느꼈다.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점수를 내지 못하면 분명 위기가 찾아온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점수를 내야 할 때 내서 팀에 도움이 된 듯해 좋다"고 고갤 끄덕였다.
네 번째 중요한 타석 기회를 만들어준 선배들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내 타석까지 오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앞에서 양의지 선배님이나 형들이 연결해 주셔서 기회가 생겼다. 감사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직전까지 최근 5경기 동안 1안타에 그쳤던 타격 슬럼프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타격감이 확 꺾였다기보다 안타가 안 나오니까 이진영 코치님께서 운이 좋아서 안타를 치는 것보다 자기 스윙으로 안타를 칠 수 있게끔 하자고 말씀해 주셨다. 대기 타석부터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신경 써주셔서 지난해보다 흔들리는 게 덜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올 시즌 슬럼프를 빠르게 벗어나는 비결도 공개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안 좋았던 시기에는 존을 넓게 보고 모든 공을 쳐서 안타를 만들려다 칠 수 없는 공까지 건드리는 타격이 많았다. 지금은 내가 생각하는 존을 지키고 전력분석 자료를 믿고 결과가 안 좋더라도 최대한 내 존을 지키면서 타격하다 보니 볼넷도 나오고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민석의 모자에 '순이 52'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이틀 전 허벅지 부상으로 부상 이탈한 팀 후배 박준순의 이름과 등번호였다. 김민석은 평소 박준순에게 고기를 자주 사주는 애틋한 관계를 자랑하는 선배다. 김민석은 "허벅지를 다친 (박)준순이가 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귀를 새겼다. 얼른 돌아오면 또 고기를 사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세 번의 범타 뒤 네 번째 타석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김민석의 쐐기 스리런. 자기 스윙을 지키겠다는 단단한 다짐이 두산 빅이닝의 마침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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