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지갑 털리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다고? 훨훨 날아가는 타구, 모두가 바라는 '내기의 승자'
...
고명준의 홈런 페이스는 굉장히 놀랍다. 지난해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홈런 개수가 도드라지지 않았고, 가진 능력에 비해 장타력이 잘 나오지 않아 고민이 컸다. 하지만 시즌 후반부터 무섭게 홈런포를 몰아쳤다. 포스트시즌에서도 4경기에서 3홈런을 기록한 것에 이어, 시범경기와 개막 시리즈까지 미친 듯한 홈런포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만 지금까지 따지면 리그에서 고명준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친 국내 선수는 손에 꼽을 만하다.
고명준은 단순한 홈런 유무보다는 연습을 한 것이 실전에서 잘 나오고 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29일 두 번째 홈런이 딱 그랬다. 고명준은 "연습 때 (임훈) 코치님이랑 했던 게, 타이밍이 늦더라도 (방망이) 헤드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늦으면 넘어갈 것은 다 넘어간다고 했다. 그 연습했던 게 오늘 나와서 들어오자마자 코치님과 그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홈런에 그쳤던 조형우 또한 마찬가지다. 조형우는 체구는 크지만 타구에 힘을 잘 싣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타격폼도 계속 바뀌었다. 레그킥을 하다, 토탭을 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는 왼발을 조금 끄는 방식으로 약간의 수정을 했다. 공을 조금 더 받아놓고 칠 수 있게 준비 동작을 길게 가져가는 셈인데, 캠프 때부터 타구 속도와 비거리가 달라졌다는 호평을 이날 바로 증명했다.
조형우는 "아주 큰 타격폼의 변화는 아니지만, 아주 힘껏 친다는 생각보다는 퉁 치는 것 같은데도 힘이 써지는 느낌"이라면서 "나도 오늘 그렇게 멀리 날아갈 줄은 몰랐다"고 웃어 보였다. 흔히 말하는 '힘이 아닌 밸런스로 치는 느낌'을 점차 깨달아가고 있는 것이다. 두 선수 모두 지금까지 했던 피나는 연습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이는 향후 방향성의 일관성과 확신을 준다. 두 선수가 올해 이 감독과 내기에서 승리한다면 29일 경기는 상당히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두 선수가 시작부터 치고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 감독의 지갑도 위태로워졌다. 하지만 이 감독은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면서 두 선수의 목표 달성을 바라고 있다. 두 선수가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은 SSG 타선이 그만큼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팀이 더 높은 곳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팀 타선의 미래까지 밝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지갑이 털려야 이 감독도 좋다. 동갑내기 두 선수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