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코치님 왜 거기 계세요" 10년 전 어린이날의 어린이가, 수원 그라운드에 다시 선 순간

KT 위즈 신인 이강민(19)은 10년 전 어린이날을 절대 잊지 못한다.
"(그라운드를 가리키며) 딱 저기였어요. 2016년이었을 거에요. 어린이날 경기에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도는 이벤트에 참가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제가 다시 이 그라운드에 서서, 이젠 선수로 이 그라운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정말 새롭죠."
찬찬히 당시의 추억을 돌아보던 그는 당시 찍힌 사진을 보고 한 번 더 놀랐다.
"그냥 KT 선수들 사진이 있는 현수막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어요. 그런데 사진을 보니까 바로 제 뒤에 박경수코치님 사진이 있었더라고요. 당연히 그때는 지금처럼 코치님과 깊은 인연(선수-코치)가 될 거란 상상도 못했고.. 이 코치님께도 사진 보여드리니까 신기해 하셨어요."
10년 뒤 성인이 된 그는 어린이날의 '어린이'가 아닌 어엿한 '프로 선수'로서 추억의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그의 등번호엔 '6'이 새겨져 있고, 그의 손엔 'Park K. S'라 적혀 있는 글러브가 있었다. 10년 전, 우연이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선수가 입었던 등번호와 글러브였다. 2024시즌 은퇴 후 누구에게도 물려주지 않았던 박경수 코치의 등번호와 글러브가 10년 전 그 '어린이'에게 건네졌다.
"코치님이 먼저 등번호와 글러브를 제안해 주셨어요. (등번호를 먼저 요청한 게 아니었나?) 네, 코치님이 먼저 제안해 주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박경수 코치님 영상 보면서 훈련했다고 하니까, 먼저 말씀해주셨어요. 글러브는 훈련 때만 착용하는데, 등번호는 정말.. 무게감이 남다르더라고요. 코치님께 말씀드렸더니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힘을 불어 주셨죠."
박경수 코치는 물론, 팀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마무리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낸 이강민은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경기까지 주전 유격수로 중용되고 있다. 그 사이 팀 레전드 박경수 코치, 수비의 달인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등 전설들의 선수 시절과 닮았다는 호평도 받았다.
개막 엔트리 합류도 당연시 되는 분위기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우리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이 왔다. 이강민도 마찬가지다"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대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제가 더 잘해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비에서 실수하면 팀 분위기가 크게 넘어간다는 걸 알기에, 열 번 중 열 번은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죠. 기대에 대한 부담감은 당연히 있지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동기부여로 삼으려고 합니다."
롤모델은 따로 두지 않는 편이다. 이강민은 그때그때 플레이나 야구 영상 등을 보면서 여러 선수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야구 하이라이트나 안타, 수비 모음 영상을 엄청 돌려보는 편이에요. 여러 선수의 좋은 점을 하나하나 다 따라해보고 제 걸로 만드려고 하죠. (최근 가장 인상깊게 본 선수가 있다면?) 최근엔 두산 베어스 박찬호 선수의 에너제틱한 모습을 닮고 싶더라고요. 수비나 타격할 때 '날아다닌다'는 느낌이 나잖아요? 잘하면서도 사람들이 보기 즐거운 플레이, 파워풀한 플레이를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강민의 올 시즌 목표는 뚜렷하다. 신인왕 등 당장의 거창한 타이틀보다는 성장의 탄탄한 밑거름을 다지는 것이다.
"올해는 계속 배우는 자세로 임할 겁니다. 1년 차에 많은 걸 경험하고, 2년 차와 3년 차에 점점 더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을 쌓는 시즌이 되었으면 해요. 한 경기, 한 경기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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