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후기]
( 앞선 글은 작년 말, 미국으로 개인 훈련을 떠나기 직전 썼습니다. 그러나 글을 내보내는 시점에는 WBC라는 특별한 대회가 끝났기에 시점이 안 맞지만 후기를 남겨봅니다.)
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결과를 내지 못한 점 송구합니다. 다른 핑계는 없습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고, 매 경기 꼭 이기고 싶었으나 실력이 모자랐습니다.
상대 팀 타자들은 매우 공격적이었습니다. 주저 없이 장타를 노리는 파워 실린 어퍼스윙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눈으로 직접 본 일본 투수들의 경기력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났습니다.
일본과의 경기에 져서 분한 마음도 컸지만, 마냥 낙심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야구선수로서 그들처럼 던지려면 어떤 부분을 더 향상시켜야 할지, 그것을 위해 어떤 훈련이 좋을지에 대해서 대표팀 동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회에서 받은 충격이 적당한 자극 정도였다면 기쁜 마음으로 동기부여라 여기며 지나갈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당시 느끼셨을 허탈함과 실망을 저 또한 똑같이 느꼈습니다.
짧은 대회였지만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야구해서는 안되겠다는 수준의 깊은 절망, 그리고 지금보다 나아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 느꼈습니다.
야구가 멘탈의 스포츠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멘탈은 수준 높은 경기력이 있어야 빛날 수 있음을 다시금 배웠습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너무도 많았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어떤 야구를 해야 할지 더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운동하겠습니다.
다시 대표팀에 참가할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지금과는 다른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출처] 꺾여버린 마음 일으켜 세우기|작성자 youngpyost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