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닝은 대만전 15개의 공을 던졌다. 대회 규정상 연투가 가능했다. 다만 메이저리그 커리어 대부분이 선발 투수로 뛰었다. 136경기 중 102번이나 선발 등판을 했다. 나머지 불펜 등판 역시 대부분 롱릴리프 역할이었다. 정규시즌에서는 연투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커리어 두 번째 연투가 바로 한국을 위해 뛰고 있는 WBC 무대였다. 더닝은 대만전에 이어 9일 호주전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커리어 두 번째 연투였기에 더닝은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흐름도 이상했다. 6-1로 앞선 7회말 올라온 더닝은 선두타자 알렉스 홀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후 제리드 데일에게 3루수와 투수 사이로 굴러가는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불운이 깃든 결과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추가 실점을 하면 5점 차 이상의 승리 조건이 사라지는 것이었고 또 2실점 이상을 기록하면 한국의 8강도 물거품 되는 위기였다.
하지만 더닝은 자신의 장기인 싱커를 무기로 정비를 했고 앞선 타석 홈런을 때려낸 로비 글렌디닝과 상대했고 낮은 싱커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내며 한숨 돌렸다. 계속된 2사 3루에서는 릭슨 윙그로브를 체인지업과 커터 조합으로 3구 삼진을 솎아내며 포효했다. 더닝은 말 그대로 결자해지에 성공하며 한국의 8강 진출 기적의 주춧돌을 놓았다.
호주전 마음가짐에 대해 “오늘 마운드에 올라가서 머릿 속에 있었던 것은 단 하나다. ‘역전을 허용하지 말자, 점수를 주지 말자’는 생각 뿐이었다”며 “내가 던질 수 있는 최고의 공을 던지고 나머지는 다 하늘에 맡기겠다는 마음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첫 타자 볼넷은 아쉬웠다.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야구는 원래 흐름이 돌고 돈다. 어제는 안 좋은 쪽이었지만 오늘은 운이 좋게 좋은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어머니의 나라’ 대표팀을 위해 더 오래 뛸 수 있게 됐다. 태극마크의 경험이 소중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 팀은 정말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과 노련한 베테랑 선수들이 황상적으로 어우러져 있다”면서 “함께 뛰는 게 정말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다. 무엇보다 우리의 도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나를 더 설레게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더닝의 투혼으로 한국 대표팀은 이제 마이애미로 향한다. 더닝과 함께 한국은 다시 한 번 기적을 노래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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