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으로 그치겠지 했던 키움의 스프링 캠프 단복 소동. 올해도 어김없이 벌어졌다. 수속을 위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속속 모습을 드러낸 키움 선수들. 구단 상징색인 자주색 상의에 하얀색 바지로 매치가 돼있었다. 그런데 옷 디자인이 범상치 않았다. 계량 한복. 이를 본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템플 스테이를 떠나는 것 같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선수들 반응도 각양각색. 오랜만에 스프링 캠프에 참가하는 안우진은 "처음 옷을 받고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봤다"며 웃었다. 이어 "단체로 입으니까 괜찮은 것 같다. 우리 팀 색과 맞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새 식구이자 베테랑 안치홍도 "계속 단복 입고 와야 한다고 강조하시더라. 무슨 옷이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옷을 줄 때까지 말씀을 안해주시더라. 옷을 처음 보고 '이래서 얘기를 안해줬구나'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옷을 처음 입어봤는데, 그래도 단체로 입으니까 괜찮다"고 말하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단복과 올해 단복을 모두 경험한 이주형은 "나는 작년 것보다 올해 옷이 더 편하고 예쁜 것 같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처음 받았을 때는 산타클로스 옷인줄 알았다. 그런데 한복이라고 얘기주시니 의미가 더 있는 것 같았다. 또 실제로 입으니 생각보다 편하고 예뻤다. 물론, 입는 순간 '오늘도 이슈가 되겠구나' 생각은 했다"고 밝혔다.
이주형은 "이용규 선배님이 입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이용규는 올시즌을 앞두고도 연봉 1억2000만원에 선수 계약을 했다. 플레잉 코치 역할이지만 명색이 선수다. 단복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플레잉 코치 신분을 앞세웠는지 정장 차림으로 등장했다. 권력의 이용으로 창피함을 피하고 싶은 것이었을까.